끝나지 않고 계속될 것만 같았던 더위가 끝나고 드디어 찬바람이 얼굴에 닿기 시작했다.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미기 시작할 이맘때쯤이면 꼭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 우리는 헤어졌지요”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발매된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다. 10월의 마지막 밤이라고 한다면 또래 대부분은 할로윈을 떠올릴 테지만 어쩐지 가을이 되면 이 노래부터 떠오른다. 하지만 이번 가을은 어느 때보다...
2024.10.09 17:41언론인이면서 사상가였던 리영희 선생님의 마지막 저서의 제목이 ‘대화’였다. 700여 페이지 분량의 대작을 임헌영 평론가와의 대화 내용으로 담았다. 자서전 혹은 회고록은 대개 일인칭으로 서술하는데 대화 형식으로 한 것은 ‘개인사적 사실 내용과 삶의 방식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질문자와의 비판적 토론의 방법으로 다루고자 했다’고 이영희 선생은 말했다. 역시 최고 지성인의 비범한 생각이었다. ‘대화가 필요해’라는 노래가 있다. 어느 대중가수가 작사 작곡을 하고 더 자두가 부른 노래인데 연애를 하는 중에 생긴 서로의 오해의 심정을...
2024.10.09 17:41우리의 말과 글인 한글이 천대받고 망가져 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적불명의 외래어가 전국을 뒤덮고, 언론부터 대중가요까지 각종 외국어로 표기된 제작물도 넘쳐나고 있어서다. 무관심으로 사라져가는 ‘귀한 한글’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자긍심이 안타깝다. 지금의 대중문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일정 부분 역할을 해온 언론으로서도 반성해야 할 일이다. 9일 한글날을 맞아 전남일보가 광주시내 일대를 둘러본 결과 상당수 식당과 카페, 액세서리, 옷 가게 등 상점 간판에 한글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게 앞에 설치된 홍보 입간판과 문에 부착된 안내문마저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도배된 곳도 쉽게 눈에 띄었다. 어떤 종류의 영업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곳도 많았다. 아파트 이름부터 일본식 음식점이나 동남아 음식점, 유럽 풍 카페부터 대중가요의 노랫말과 언론 등에서도 외래어가 넘쳐났다. 노인과 어...
2024.10.09 17:16정부가 지난 9월부터 2031년 말까지 재생에너지 신규발전 사업허가를 제한하면서 관련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투자 철회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불리는 전남의 신재생 에너지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부 대책으로 신규 발전 허가가 중단되면서 재생에너지가 활발한 호남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투자 철회를 요구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서 의원은 “호남은 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지역경제와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어렵게 찾아낸 ...
2024.10.09 17:16‘5수’ 끝에 일본 총리자리에 오른 이시바 시게루의 과거 발언 등이 조명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높아지는 분위기다. 돗토리현지사, 참의원을 지낸 부친이 사망하면서 정치에 입문한 이시바는 전형적인 세습 정치인이지만, 지역구에서의 지지도가 상당했는지 28세,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중의원에 당선된 후 돗토리현에서만 내리 12선을 했다. 반면, 당내에선 늘 인기가 없던 그의 좌우명은 ‘시쵸후군(鷲鳥不群)’. ‘독수리나 매 같은 강한 새는 무리를 짓지 않는다’는 뜻이다. 1993년 정치 개혁을 주장하며 자민당을 탈당했...
2024.10.07 18:00‘산업혁명 이전 대비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한다.’ 섭씨 1.5도. 인류의 거대한 약속이자 목표이다. 지난 2015년, 세계 모든 나라는 파리기후총회, COP21에서 합의했다. 파리기후협정이 탄생한 것. 협정에는 ‘세기말까지 2도보다 훨씬 아래를 유지하되, 1.5도를 넘지 않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5도를 넘어서면 지구생태계와 인류가 극히 위험하다는 지구촌 과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를 국가들이 수용한 것이다. 그로부터 이제 9년.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이미 1.2도 상승했고 상승추...
2024.10.07 18:00광주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 논의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광주·전남 상생발전의 핵심 의제인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 문제가 표류하고 있고 지금은 광주와 전남 사이에 대화마저 끊긴 현실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이번 사태에 누구보다도 무책임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광주·전남의 국회의원들”이라며 “서로 마주 보는 일조차 외면하며 남의 집 불구경하 듯 하는 것은 지역발전을 염원하는 민의를 심각하게 거스르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도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전남도는 광주시장의 (함흥차사) 발언을 문제삼아 사과가 없다면 대화도 없다고 엄포를 놓고있다”며 “정말 이것이 걸림돌이라면...
2024.10.07 17:04광주시의회와 국회도서관 광주관 유치 추진위원회가 마련한 국회도서관 광주관 유치를 위한 토론회가 7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렸다. 국회도서관은 소장 도서·자료가 8400만 건, 정기간행물도 2만 7000여 건에 이르는 대표적인 국가도서관이다. 정보가 곧 힘이 되는 지식정보화 시대, 우리나라 최고의 지식 창고가 광주에 설립돼 광주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가길 기대한다. 이날 제기된 광주관의 기본방향은 광주만의 특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압축된다. 민주주의 대의기관인 국회와 3·1운동부터 광주학생독립운동까지 이어진 독립운동을 바탕으로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의 상징성 등을 연계한 민주·인권·평화의 연구도서관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지식정보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 전시관과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을 융합하는 모델도 제시됐다. 장애인을 비롯한 정보서비스 취약계층 등의 지식정보 접근의 장애를...
2024.10.07 17:05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광주시체육회가 관리하고 있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때문이다. 기자는 최근 일본에 다녀왔다. 현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알비렉스 니가타(J1리그)와 시미즈 에스펄스-요코하마 FC(J2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광주FC(ACLE) 등 세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잔디였다. 가와사키 토도로키 스타디움과 도쿄 국립경기장은 킥오프에 앞서 양탄자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될 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광주월드컵경기장은 이 두 곳에 비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
2024.10.07 15:32영화 ‘비긴 어게인’(2014)은 유달리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재개봉도 두 차례, 이번에는 개봉 10주년 기념 세 번째 재개봉이라 한다. 우리의 M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들에게 그만큼 공감대를 울렸던 영화라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가수’, ‘싱어송라이터’, ‘작곡가’, ‘연예기획가’가 꿈인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당시에 필자가 몸담았던 대학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던 학과가 실용음악과였다. 서울의 유수 대학에서 앞다투어 실용음악과를 만들었고 늘 입시경쟁률 ...
2024.10.07 14:06노인 공공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이 광주에 단 한 곳이 없다고 한다. 전남 역시 22개 시·군 중 7개 시·군에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를 눈 앞에 두고, 노인 돌봄과 관련된 사회·경제적 비용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걱정스러운 일이다. 국회 남인순 의원이 최근 제출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광주를 비롯해 전남 전체 22개 시·군 가운데 목포와 곡성, 담양, 영광, 장성, 해남, 화순 등 7개 시·군에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15개 시·군에는 국·공립 장기요양기관 38곳이 운영 중이다. 특히 2021년 이후 3년째 전남에서는 국·공립 장기요양기관 신규 설립 사례가 없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도 장기요양기관 2만 8868곳...
2024.10.06 18:47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가 홈 경기장 잔디 문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게 됐다. 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오는 22일 오후 7시에 예정된 광주FC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은 광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AFC가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수준으로 다른 경기장을 써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잇따라 지적돼 왔다. 지난달 17일 광주는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의 강호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7-3으로 격파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잔디 상태가 열악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존 허친슨 요코하마 감독대행은 “잔디에 문제가 있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광...
2024.10.06 18:47볼테르의 ‘불온한 철학사전’ 철학자 항목에서 가장 선구적이며 중요한 철학자로 언급되는 인물은 공자다. 서양의 기라성 같은 현자들이 공자에 앞서 철학자로 언급될 수 없었던 까닭은 그들이 신의 자식인 양 행세 했기 때문이며, 그들은 고작 사기의 아버지 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철학자가 아니며 고작 신중한 거짓말쟁이였을 뿐이라고 볼테르는 서술한다. 반면에 공자는 “경세가 이면서 결코 남들을 속이려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추앙한다. 공자가 대단한 철학적 체계를 완성한 사람이어서 볼테르가 상찬한 것이 아니라 그가 질서를...
2024.10.06 17:35각종 선거때가 되면 표를 얻기 위한 정치권의 공약이 넘쳐난다. 퍼주기식 선심성 공약도 적지 않다. 이럴 때 종종 나오는 단어가 포퓰리즘(populism)이다. 포퓰리즘은 대중의 바람을 대변하려는 정치 사상이나 활동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로만 보면, 대중을 위한 정치 처럼 들린다. 어원 역시 인민이나 대중, 민중을 뜻하는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나왔다. 하지만 포퓰리즘이나 포퓰리즘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의 내면에는 대중에 영합해 정책을 펴고 권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그래서 ‘민중을 선동하는 정치나 정치꾼의 행태...
2024.10.06 17:35집회·시위 문화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다. 현재의 집회·시위 문화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대화와 소통의 강화다. 집회와 시위는 의견을 표출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이를 통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집회·시위의 주최자와 정부, 그리고 일반 시민간의 대화 채널을 마련하여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법과 규범의 준수다. 집회와 시위는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이지만, 이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정용대 보성경찰서 경비안보과 경위2024.10.03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