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광주 발달장애 부모들 “차별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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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오체투지 광주 발달장애 부모들 “차별없는 세상"
부모연대 전국 순회 집회
무각사~광주시청 1㎞행진
통합교육·자립주거권 촉구
  • 입력 : 2023. 11.28(화) 18:27
  •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가 28일 광주 서구 무각사 인근 도로에서 발달장애인 자립생활권, 통합교육권,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광주시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몸을 던집니다.”

광주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한겨울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 세 걸음에 한번, 이마부터 발끝까지 땅에 붙이는 일명 ‘오체투지’를 하면서 ‘차별없는 세상’을 외쳤다.

28일 광주장애인부모연대(연대)는 ‘2023 전국 오체투지 순회 광주 결의대회’을 열고 광주 서구 무각사부터 광주시청까지 1㎞ 행진에 나섰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15일 제주를 시작으로 경남, 부산, 울산, 경북, 대구, 전남 등을 순회하며 결의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무각사 앞에 모인 100여 명의 발달장애 부모들은 찬 바람에도 지지발언을 이어가며 결의를 다졌다.

연대는 돌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발달장애 가족 참사만 올해 8건에 달한다며 통합 사회 구축 시급함을 강조했다.

연대는 “지난 4월부터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기반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며 각 지자체에 요구를 전달하는 투쟁을 했다. 6월에는 발달장애인 참사를 끝내기 위한 행동으로 600명의 부모와 연대단체들이 대통령실까지 오체투지를 진행했다”며 “그러나 참사는 끝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녀가 성장을 하면 부모 곁을 떠나 지역사회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설에 맡겨지는 게 발달장애인 성인들의 현재 모습”이라며 “장애인이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소복 차림의 부모들은 망설임 없이 거리로 나섰다. 오체투지에는 30명이 참여 했으며 65명은 도보 행진으로 힘을 보탰다. 휠체어를 탄 5명도 함께했다. 1차선 도로를 꽉 채운 부모들은 “발달, 장애, 지원”을 외친 후 마지막 구호인 “확대”에서 바닥에 몸을 내던졌다. 그렇게 2시간가량을 행진한 이들의 소매 끝은 어느새 까맣게 물들었다.

시청에 도착한 연대는 간절한 호소를 이어갔다.

연대는 “정부는 내년 하반기 초중증 발달장애인 융합 돌봄 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전체 예산이 724억”이라며 “이 중 현재 진행 중인 주간활동 1대1 지원 예산도 포함돼 있어 실제 예산은 24시간 지원과 낮 1대1 지원을 합해 324억원 수준이다. 이 정도 사업 규모로는 발달장애인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관련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는 행진을 마친 뒤 광주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정책제안서를 광주시에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발달장애인 관련 △업무 총괄 업무전문관 배치 △주거모델 LEVEL 1~2 확대 및 다양성 확보 △주거서비스 확대 △최중증 융합돌봄 사업에 대한 구체적 계획 수립 △지역사회 기반 행동지원 서비스 도입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다중지원 기관 지정 △건강권 및 의료접근권 보장방안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현재 광주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7871명으로 전체 장애인 7만185명 중 11%를 차지한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