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비엔날레’·‘아트페어’ 주관처 변경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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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디자인비엔날레’·‘아트페어’ 주관처 변경 우려 목소리
10년만에 비엔날레재단 일원화
“디자인 행사 추진 시대흐름 역행”
문화예술단체 경쟁력 저하 지적
  • 입력 : 2024. 04.24(수) 18:01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지난해 9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열린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남일보 자료사진
광주시가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운영했던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광주미협(한국미술협회 광주지회) 등 민간단체에 공모용역을 줬던 광주국제아트페어 ‘아트광주’의 주관을 각각 광주비엔날레재단과 광주문화재단으로 변경하기로 발표하면서 업계 반발이 예상된다. 주관처 변경에 뚜렷한 이유나 목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행사 성격에 맞지 않는 주관처 변경으로 전문성을 살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4일 오전 시청 브리핑을 통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아트페어 운영을 새롭게 정비하겠다”며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올해부터 광주비엔날레재단이, 민간단체에 공모용역을 줬던 아트페어는 올해부터 광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고 디자인비엔날레와 아트페어에 대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1995년 창설된 광주비엔날레 행사에 이어 미술도시 광주의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노린 새로운 행사였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순수아트와 차별화된 산업적 영역의 박람회로 2005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창설했고, ‘디자인’ 영역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15년 제6회 행사부터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주관했다.

이번 강 시장의 발표는 10년 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광주비엔날레와 분리해 추진하기로 한 결정을 다시 뒤집는 내용인 셈이다.

지역대학의 한 디자인학과 교수는 “아트와 기술이 만난 디자인은 예술과는 별개의 개념이다”며 “기술이 발달하면서 4차산업, AI 등 여러 분야에서 디자인의 개념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디자인 전문기관과 디자인 전문가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행사를 주최, 주관해야 한다. 순수예술 기관이 디자인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결정이다”고 말했다.

‘아트광주’ 역시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지난 2010년 미술시장의 유통구조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출품작을 구매할 수 있는 ‘아트페어’ 형식의 행사를 새롭게 만들었다. 출범 다음 해인 제2회 아트광주를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한 바 있으나, 시장의 성격이 강한 행사의 특징상 화랑과 지역미술인이 직접 주체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 이후 광주시가 사업자 공모용역 방식으로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 현재 광주문화재단 시민생활문화팀 소속으로 아트광주 사무국이 구성됐지만, 예술감독 선임과 한 명의 기간제 인력 채용을 제외한 구체적인 인력 구성이 짜여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의 한 문화전문 기획자는 “그동안 진행된 광주아트는 다른 지역 아트페어와 달리 시가 주최해 예산을 지원하고 공모용역에서 선정된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반반 형식의 모델로, 참여 화랑들의 부스 선점 비용의 부담은 줄이고 공적 영역에서 감시 시스템이 작동하는 좋은 모델이었다”며 “다시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인 문화재단이 행사를 주관하게 된다면, 이점도 있겠지만 광주지역 문화예술 민간단체 경쟁력이나 자생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