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시장 군공항 ‘승부수’… 무안 주민 직접 설득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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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姜시장 군공항 ‘승부수’… 무안 주민 직접 설득 나선다
4만2천 모든 세대에 ‘약속의 편지’
市 간부 전통시장서 당위성 설명
완충지역 추가 등 소음대책 제시
“만나고 토론해야 마음 열려” 호소
전남도 “환영”·무안군 “입장 없어”
  • 입력 : 2024. 05.21(화) 18:27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강기정 광주시장이 무안군민에게 보낸 ‘약속의 편지’. 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이 21일 시청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무안군민에게 보낸 ‘약속의 편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 군공항 이전을 위해 강기정 시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무안군 전체 4만2000여 세대에 강 시장이 쓴 ‘약속의 편지’를 보내고, 광주시 간부공무원들이 무안 읍면 장터를 순회하며 직접 무안군민들을 만나 군공항 이전 당위성을 설명하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지방선거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올해 군공항 이전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사업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강기정 광주시장은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오늘(21일)과 내일에 걸쳐 무안군민 전체를 대상으로 편지를 보낼 예정이다. 제목은 ‘약속의 편지’로 이번엔 첫 편지이기 때문에 제목 뒤에 숫자 ‘1’이 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이 공개한 편지를 보면 “무안공항에 대해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아 펜을 들었다”면서 “무안공항은 ‘서남권 관문공항’이 될 좋은 재목이다. 항공과 이용객 수용시설은 전국 5위 규모이며, KTX가 정차하는 유일한 국제공항이 될 예정이다. 이 같은 무안공항을 만년 적자공항으로 묵혀두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토로했다.

강 시장이 ‘아깝다’고 말한 배경에는 수년 뒤 달빛철도가 개통하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부산 가덕도공항’, ‘전북 새만금국제공항’이 개항하면 광주·전남의 항공수요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강 시장은 편지에서 “무안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광주 민·군 공항의 통합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며 “군민 여러분은 민간공항만을 원하겠지만, 광주는 군공항도 함께 보내야 한다. 광주의 민·군공항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동시 이전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주의 이런 상황에 대해 군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고 읍소했다.

강 시장은 “군민 여러분의 가장 큰 걱정은 소음일 것”이라며 “소음 영향을 받는 지역은 무안군 전체의 4.2%인데, 이 지역의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군공항 부지는 현 광주 군공항보다 1.4배 넓게 확보하고, 광주 군공항에는 없는 110만평의 소음완충지역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소음대책을 설명했다.

이어 “우려는 해소하고, 문제는 해결하면 된다”면서 “하지만 서남권 관문공항이 될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광주·전남에 찾아온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읍소했다.

강 시장은 끝으로 “만나도 보고, 토론도 해야 한다. 마음을 열어야, 미래도 열리고, 관문도 열린다”며 “‘민·군 통합공항’을 만들어 사람과 물류가 북적이는 공항, 공항 주변상권과 산업이 활성화되는 도시로 발전하는 길,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가는 그 길에 광주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의 편지 외에도 광주시 간부 공무원들 위주로 무안지역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직접적인 설득에도 나선다. 첫번째로 고광완 행정부시장이 오는 24일 오일장이 열리는 무안읍 장터를 방문해 소음방지대책과 더불어 민·군 통합공항 이전 효과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총 9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 직접 설득은 무안군의 3개 읍과 6개 면 장날이 열리는 날마다 이뤄진다.

그동안 무안군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가급적 자제해온 광주시가 적극 행보에 나선 데는 전남도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당초 지난 12월 열린 회담에서 김영록 지사가 ‘설득은 전남이 하고 광주는 지원해달라’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전남도가 입장의 변화가 있어 광주시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면서 “무안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시가 지난 3월과 4월에 무안에 제시했던 원탁회의와 3자회의는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강 시장은 “요청을 했으나 전남도·무안군과 인접 시군 등이 포함된 원탁회의는 무안군이 응답을 하지 않았고 2·3자 회담은 거절했다”면서 “전남도는 무안군이 참석하는 조건으로 참가 의사를 밝힌 만큼 무안군 설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 시장의 편지 발송 등 광주시의 무안군민 직접 설득 움직임에 대해 전남도는 “광주시의 무안과의 직접 소통을 환영한다”면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면 막힌 것이 풀릴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무안군 관계자는 “자치단체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