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병원 소화기내과 조수현 원장 |
연휴기간 야외활동이든 실내 모임이든 최대한 많은 인원이 같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고 가족이 모이는 자리는 고령층과 소아들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 개인 방역이 다소 느슨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소아나 고령층은 같은 감염질환이라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만약 기침, 발열,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씻기 등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들려 코로나나 독감 검사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다.
여기에 예전부터 명절이 되면 많은 가족이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이웃과도 나눠 먹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 접시 사용 홍보 때문에 이러한 문화가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공용 음식을 두고 같이 먹는 식사문화가 완전히 변화하기는 쉽지 않는 것 같다.
특히 명절에는 많은 가짓수 반찬을 두고 같이 식사하기 때문에 반찬마다 수저나 젓가락을 두고 식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식사를 하는 경우 음식에 섞인 타액도 얼마든지 감염원이 될 수 있다.
추석음식은 개인 접시에 덜어먹고 또 음식을 접시에 담을 때도 특정 개인의 입에 닿지 않는 전용 조리도구를 활용하는 습관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긴 명절기간 음식이 상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식중독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아직 날씨는 시원해지지 않고 낮 기온도 25도를 넘는 날씨가 지속되면서 간간히 비가 내려 습도도 높다. 이런 날씨에 자칫 음식 보관에 소홀해지면 쉽게 상할 수 있다.
식재료 구매 시 제조일, 유통기한 확인 후 필요한 양만 사고 남은 재료는 종류별로 냉장이나 냉동 보관해야 한다. 육류와 생선류 등은 다른 식품과 닿지 않도록 분리 보관을 권장한다. 냉동실에 수개월 보관돼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운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8~10월에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감염 시 치명율이 높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나 면역저하자, 알콜중독자 등은 치명율이 50% 가까이 상승하므로 감염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어패류는 가급적 5도이하 저온에 보관하고, 조리 전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은 후 85도이상 가열 조리해야 한다. 어패류를 조리한 도마나 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해야 하며 어패류와 채소류, 고기류를 손질할 때는 전용 도마와 칼을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벌초 대행 서비스나 온라인 성묘 등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신념이나 사정으로 벌초나 성묘를 하는 분들도 있다. 가을철에 벌초나 성묘 같은 야외활동 및 농작업 활동 시에는 진드기나 들쥐 똥, 오줌이 배설된 것에서 감염병을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후 4~15일 잠복기를 거쳐 이유 없는 고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응급실을 내원해 진료 받아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긴소매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 하고 잔디밭에 앉을 때에는 반드시 돗자리를 사용하고 귀가 후에는 옷과 돗자리를 깨끗이 세탁하고 바로 샤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