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1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 도서 검색대에서 대학생 손완보(24)씨가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저서 ‘작별하지 않는다’를 검색하고 있다. 정상아 기자 |
지난 11일 오후 1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에 마련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섹션 매대는 준비된 작품이 모두 판매돼 텅 비어 있다. 정상아 기자 |
지난 11일 오후 1시께 찾은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에는 직원들에게 한강 작가의 작품 구입을 문의하는 고객들로 북적였다.
광주 출신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그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지역 서점가를 찾아 나선 것이다.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은 수상을 기념하기 위해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섹션 매대를 설치했지만 이날 오전 모든 작품이 판매됐다.
지난 10일 오후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팔려 나가기 시작한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몇시간만에 있던 모든 수량이 품절되고 예약 주문까지 접수가 마감된 상태였다.
이를 알지 못한 채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분주하게 움직이며 도서 검색대를 찾아 나선 대학생 손완보(24)씨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검색하더니 ‘재고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보고는 이내 한숨을 내뱉었다.
손씨는 “고등학생 때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고 광주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한강 작가를 알게 됐다”며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어서 서점에 왔는데 벌써 작품들이 품절됐을 줄 몰랐다. 다른 서점도 품절됐을 것 같은데 인터넷으로라도 주문해야겠다”고 말했다.
텅 비어 있는 매대 앞을 서성이던 시민 장영주(52)씨는 “어제 뉴스에서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접하고 너무 울컥했다”며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심지어 광주 출신이 수상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 한강 수상을 계기로 전 세계에 한국의 작품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뿌듯하다”고 환호했다.
그러면서 “한강 작가의 작품을 2개밖에 안 읽어봐서 추가로 책을 구매하러 왔는데 이미 다 팔렸다고 하더라. 너무 늦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지난 11일 오후 1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에서 한 직원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 예약 구매자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해당 PC에는 책 한 권당 300명이 넘는 예약자 명단이 적혀 있다. 정상아 기자 |
이어 “한강 작가 작품들은 오는 15일 출고 예정인데, 업체 상황에 따라 입고일이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 동구 충장서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있던 한강 작가의 작품은 이날 오전 모두 소진된 상태였다. 인근에 있는 중고 서점 역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서점 관계자는 “한강 작가 작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오전까지 수량이 있었으나 오후에 금세 다 나가면서 품절됐다”고 설명했다.
13일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한강의 저서 ‘소년이 온다’ 초판 1쇄를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중고나라 사이트 갈무리 |
13일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는 한강의 저서 ‘소년이 온다’ 구판본을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도서가 온라인 서점에서 1만3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14배가량 값이 오른 것이다.
한편 이같은 품귀 현상에 국내 출판사와 인쇄소들은 비상근무를 통한 제작에 돌입했으며, 오는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추가 입고될 예정이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