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꼴찌 불명예’ 페퍼저축은행, 이번 시즌 희망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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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4년 연속 꼴찌 불명예’ 페퍼저축은행, 이번 시즌 희망도 봤다
●2024-2025 V-리그 결산
장소연 감독 체제로 새출발
11승 24패·승점 35로 마무리
체질 개선·승점 자판기 탈피
첫 두자릿수·전 구단 상대 승리
  • 입력 : 2025. 03.20(목) 09:56
  •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페퍼저축은행이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과 시즌 최종전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중간중간 어려움도 있었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단단해지기도 했고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감독이 2024~2025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밝힌 소회다. 광주 연고의 여자프로배구 ‘막내 구단’ 페퍼저축은행의 네 번째 시즌이 지난 18일 현대건설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여섯 번째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4-26, 12-25, 25-20, 12-25)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페퍼저축은행은 11승 24패, 승점 35를 기록해 최하위 탈출에 실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창단 첫 시즌에 이어 4시즌 연속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프로배구 역사상 4시즌 연속 ‘꼴찌’를 한 팀은 없다. 남자부에서 초청팀이었던 국군체육부대(상무)가 3시즌 연속 최하위였던 게 최장 기록이다.

하지만 5승 31패(승점 17)에 그쳤던 지난 시즌보다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구단 최다승과 최다 승점, 전 구단 상대 승리, 최다 연승을 기록하는 등 새로운 역사를 작성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1-2022 첫 시즌 3승28패·승점 11, 2022-2023시즌 5승31패·승점 14, 2023-2024시즌 5승31패·승점 17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해 12월 29일 현대건설과 3라운드 홈 경기 승리(3-2 승)로 창단 후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고, 지난 2월 19일 정관장과 5라운드 홈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두며 창단 이래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리인 10승을 달성했다.

또 최종 성적 11승 24패, 승점 35를 기록하면서 팀 최다 승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해 12월 29일 현대건설과 3라운드 홈 경기(3-2 승)를 시작으로 지난 1월 9일 IBK기업은행 4라운드 원정 경기(3-2 승)에 이어 지난 1월 12일 현대건설과 4라운드 원정경기 승리(3-1 승)로 창단 후 첫 3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1일 흥국생명과 6라운드 홈 경기에서는 3-2(15-25, 14-25, 25-20, 27-25, 15-12)로 역전승을 일구며 창단 후 첫 전 구단 상대 승리에도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장 감독의 부임 첫 시즌에도 최하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승점 자판기’ 오명에서 벗어나 결코 만만치 않은 팀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성과는 장소연 감독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부드러우면서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 선수들을 다독이고 보듬으며 조직력을 가다듬는 한편,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패배 의식’을 지우는 데 힘을 기울이는 등 팀의 체질 을 개선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외국인 선수 자비치 대체 선수로 시즌 초반 합류했던 테일러가 시즌이 지날수록 위력적인 모습으로 발전했고, 아시아쿼터 장위는 중앙에서 나름 제 몫을 했다.

여기에 박정아는 주장으로서 언제나 솔선수범으로 나섰고, 이적생 리베로 한다혜는 수비 중심을 잘 잡았다. 아웃사이드 히터 박은서와 세터 박사랑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장소연 감독은 “저도 다 처음 겪어 나가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도 있었고 실수도 있었습니다만, 모든 것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너무 잘 도와줬고 특히 선수들이 잘 따라줬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내년에는 이번 시즌보다 한층 향상된 성적을 약속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선수 구성은 또 달라질 것이고 저도 한 해를 치러봤기 때문에 더 노련하고 유연하게 팀을 운영해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어떤 목표를 실행할 때 혼자하는게 아니라 선수들하고 얘기를 많이 하면서 달려가야 하는데 선수들이 함께 고민해주는 부분들이 고맙다”면서 “프로는 결국 팬이 있어야 프로고 (팬들의)기대치도 있었다는 걸 알고 저도 잘 해보려고 했는데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느끼는 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끝까지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