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진 빚, 실천으로 갚겠다”…민주당, 약속 정치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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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호남에 진 빚, 실천으로 갚겠다”…민주당, 약속 정치 화답
정청래, 광주·전남 돌며 감사 인사
기초·광역의원들, “지역 발전 노력”
시민 “공약 이행 약속 지켜야” 기대
정가 “풀뿌리 민심 실천 이어지길”
  • 입력 : 2025. 06.08(일) 18:52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정청래 민주당 골목골목 선대위 광주·전남위원장이 지난 5일 나주를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 당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정청래 국회의원 제공
“호남의 열렬한 지지, 정말 감사합니다. 믿음에 보답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을 맞아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정국 구상에 집중한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정치인들은 아파트 단지부터 교회, 전통시장 등을 누비며 ‘여당 정치’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호남의 '진짜 변화'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 서울 한남동 관저에 머물며 참모들과 국정 운영 현안을 공유하고 향후 내각 인선과 정부 조직 개편 방향을 점검했다. 6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진행한 데 이어, G7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했다. 이틀 뒤인 8일에는 우상호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오광수 민정수석을 임명하며 새 정부 조직을 채워갔다.

이 대통령이 국정 설계에 집중하는 동안, 민주당 지역 정치인들은 ‘감사의 현장’을 찾았다.

정청래 골목골목 선대위 광주·전남위원장은 5일부터 나흘간 나주, 여수, 순천, 광주 등지를 돌며 당선 인사를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접 오지 못하는 대신 정치적 짝꿍인 내가 감사 인사를 드리러 왔다”며 “호남에서 몰아준 압도적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전남은 이번 대선에서 각각 83.9%, 83.6%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28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 또한 광주 84.77%, 전남 85.87%를 얻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했던 광주 봉선2동, 나주시 빛가람동, 광양시 금호동 등지에서는 국민의힘 득표율이 크게 줄었다.
광주 북구 제3선거구 기초의원들(왼쪽)과 홍기월 광주시의원이 지난 7일 지역 곳곳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각 의원실 제공
지역 기초·광역의원들도 주민들과의 접촉에 나섰다.

김영순 광주 북구의원은 “대선 유세 때 찾았던 거리로 다시 나가 주말 이틀간 아침 저녁으로 시민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투표를 호소했던 길목에 다시 서니 감회가 새로웠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서민 친화적인 모습에 시민들도 감동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산악회 등 단체 모임에서도 ‘기대가 크다’는 말씀을 많이 전했다”고 밝혔다.

홍기월 광주시의원은 ‘감사합니다’ 피켓을 들고 동구 산수오거리, 문화전당, 푸른길 등을 돌며 직접 인사를 전했다. 그는 “탑차 타고 마이크 잡았던 걸 기억하는 시민들이 ‘축하한다’고 손을 많이 흔들어주셨다”며 “군공항 이전, AI 집적단지, 공공의대 설립 등 약속한 공약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풀뿌리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광주시 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을 맡았던 채은지 시의회 부의장은 “이번 대선은 계엄 세력에 대한 심판이자,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는 광주시민의 열망이 투영된 선거였다”며 “감사 인사를 드리는 과정에서 많은 주민들이 ‘심판은 끝났으니, 이제는 통합과 실천의 정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전라남도 영광에서는 임영민 영광군의원이 원불교 교당 등 각종 모임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주말을 맞아 종교시설을 찾았다. 만나는 군민들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온 국민이 축하할 일’이라고 기뻐했다”며 “전남에서 정권 교체에 많은 힘을 실어준 만큼 큰 책임감을 느낀다. 지역 의원으로서 풍력 신재생 에너지 메카를 비롯, 영광 기본 소득시대를 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반응도 고무적이다.

광주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황점순(69)씨는 “지난 대선에는 선거 끝나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이번엔 정치인들이 먼저 와서 감사 인사를 해주니 진심이 느껴졌다”며 “소상공인들이 정말 힘들다. 경제 정상화가 1번인데, 조만간 재난지원금·지역화폐를 검토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야 나라가 좀 돌아가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공무원 정남현(36)씨는 “아직 행정적으로 달라진 건 없지만, 빠른 내각 인선과 안정된 모습에서 향후 대한민국의 변화가 기대된다”며 “경로당 등에서도 채널을 돌리기 일쑤였던 어르신들이 직접 뉴스를 찾아보신다. ‘우리 재명이’ 하면서 정말 기뻐하신다. 호남에 약속한 공약들이 말 뿐이 아닌 ‘무조건적인 실천’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는 이러한 행보를 정치권의 긍정적 자세 변화로 해석했다.

민주당 영광지역위 관계자는 “대선 기간 민주당이 경청노트를 들고 골목 곳곳을 누볐다. 이를 확대해 ‘경청위원회(가제)’ 설립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광주·전남에서 얻은 압도적 지지는 그 자체로 정치적 메시지다. ‘호남 소외’라는 말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이제는 진정한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