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내버스 노조 전면 파업...출근길 시민 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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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 시내버스 노조 전면 파업...출근길 시민 큰 불편
시민들 출근길 발 묶여 불만 토로
"계속되면 어쩌나" 불안감 내비쳐
지하철 증편 등 비상수송 대책 가동
  • 입력 : 2025. 06.09(월) 18:23
  •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전면 파업을 재개한 9일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정준 기자
“앞으로 언제까지 이럴지 걱정되고 또 지각할까 봐 너무 불안해요.”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다시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9일 오전 7시께 찾은 광주광역시 서구 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버스정류장.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버스 배차 간격 증가와 일부 노선 미운행으로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버스 안내 전광판과 스마트폰 앱을 번갈아 확인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평소 종합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은 항상 시내버스가 줄을 이어 진입하는 곳이지만 이날은 파업으로 인해 시내버스가 평상시 보다 드물게 모습을 나타냈다.

버스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월요일 아침부터 이게 뭐냐”며 불만을 토로한 뒤 마지못해 택시정류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대학생 박현주(23)씨는 “학교에 가는 버스가 오지 않아 그냥 택시를 탈지 고민 중이다”며 “지난주 금요일 파업 때 지각해서 오늘은 더 일찍 나왔는데도 또 늦을까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일부 시민들은 기다림 끝에 버스가 도착했으나 만차로 인해 승차할 수가 없어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도 했다.

출근길 직장인 이우진(48)씨는 “버스가 기다려도 오지 않아 너무 답답하다. 버스가 와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타 있어 버스에 오르지 못할 정도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류장 한켠에는 ‘시내버스 파업 운행지연 안내’가 부착됐지만, 시민들은 “언제까지 파업이냐”, “시외버스가 더 자주 보인다”는 등 불만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어르신과 학생들의 불편함은 더했다. 백모(80)씨는 “병원에 가야해 아침 일찍 나왔는데 버스가 오지 않아서 큰일이다”며 “어떻게 돌아다니라는 건지 답답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은 휴대폰 통화로 “선생님 저 버스를 못 탔어요”라며 곤란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비슷한 시각 찾은 광주 동구 충장로 버스 정류장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다. 일부 버스의 하차 문에 ‘시내버스 파업 관련 시민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시민들의 짜증섞인 불만들이 쏟아졌다.

광산구에 거주하는 최낙현(26)씨는 “버스 파업으로 인해 출근길이 더 오래 걸렸다”며 “가장 친근한 교통수단이 이렇게 멈춰버리면 시민들은 무슨 죄냐, 피해는 다 보고 책임은 누가 지냐”고 언성을 높였다.

광주지역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나서고 있는 9일 지하철1호선 광주 동구 금남로4가역에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도시철도 증편 운행 계획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정준 기자
지하철 이용객들도 시내버스 파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하철 1호선 금남로4가역 통행로를 지나던 승객들은 벽면에 붙여진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지하철 증편 운행 안내문’을 살펴보며 “파업 상황이 심각한가 보다”, “당분간 버스는 피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광주 시내버스 전체 102개 노선 중 97개 노선에서 차량 887대가 운행 중이다.

광주시는 시내버스 노조 파업에 따라 이날 비상 수송 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시는 비노조원 운전기사 등을 투입해 운행률 80%대를 유지하는 한편, 지하철을 12회 증편 운행하고 출퇴근 시간 택시를 집중적으로 배차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연봉 8.2% 인상(4호봉 기준 월 34만원),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8일부터 광주시청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반면 사측은 운영 적자 등 이유로 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상영 대중교통과장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목적은 안정적인 시민 편의 제공인 만큼 노조는 시내버스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과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