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집권 여당, 참의원 선거도 참패…1955년 이후 첫 양원 과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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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日 집권 여당, 참의원 선거도 참패…1955년 이후 첫 양원 과반 붕괴
  • 입력 : 2025. 07.21(월) 08:54
  • 최동환 기자·연합뉴스
20일 일본 도쿄 자민당 본부 개표센터에서 취재진 앞에 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이 2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어 이번 참의원 선거까지 잇따라 패하면서 1955년 보수합당 체제 이후 처음으로 양원 과반을 모두 잃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21일 NHK와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39석, 공명당은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두 당의 합산 의석수는 47석으로, 여당이 과반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50석에 미치지 못했다. 비례대표 1석이 아직 남아 있지만, 결과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기존 의석수를 포함해도 자민당 62석, 공명당 13석 등 총 122석으로, 참의원 전체 248석의 과반인 125석에 3석 모자란다. 자민당 중심의 정권이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놓친 것은 창당 이후 처음이다.

선거 참패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리더십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출구조사 직후 “책임을 완수하겠다”며 총리직 유지 의사를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자민당 내 유일한 계파인 ‘아소파’를 이끄는 아소 다로 전 총리는 주변에 “총리직 유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개각과 당직 개편을 통해 정권 재정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여당의 연이은 선거 패배로 정국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앞으로 정치의 표류는 피할 수 없다”며 “자민당·공명당 정권 운영은 더욱 힘들어져 새로운 ‘국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해설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자민당과 공명당 모두 부진했다. 자민당은 1인 선거구 32곳 중 14곳에서만 승리하며 직전 선거 때보다 크게 줄었고, 공명당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우익 성향의 참정당은 선전했다.

국민민주당은 기존 4석에서 17석으로 크게 늘렸고, 참정당도 14석을 차지하며 약진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22석에서 21석으로 변화가 거의 없었고, 일본공산당은 7석에서 3석으로 줄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일본 유권자들의 불만과 변화에 대한 갈망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쌀값 급등, 정체된 미일 관세 협상, 자민당 내부 비리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인 퍼스트’를 앞세운 우익 참정당의 돌풍은 민심의 우경화 흐름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정치권은 이시바 총리의 향후 거취와 함께 연립 정권 재편, 조기 총선 여부 등을 둘러싼 정국 재편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