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이 지난 5월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
하지만 승수는 5승 2패에 그치고 있다. 리그 상위권 투수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성적이다. 탄탄한 개인 성적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결과가 따라오지 않는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낮은 득점 지원과 불안한 불펜이다.
실제로 네일이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팀 타선이 기록한 평균 득점은 2.21점으로, KBO 외국인 선발 투수 중 두 번째로 낮다. 득점 지원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경기 후반 마운드를 넘겨받은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잦았다.
지난 27일 롯데전은 이런 흐름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네일은 이날 6이닝 2실점 8탈삼진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경기를 잘 풀어나갔지만, 8회 등판한 이준영과 조상우가 각각 1실점, 2실점을 허용하며 승리 요건이 사라졌다. 타선 역시 6회까지 단 1득점에 그쳤다. 22일 LG전에서도 7이닝 4실점(자책 3) 7탈삼진으로 역투했지만, 득점은 최형우의 솔로 홈런 한 점에 불과했다.
리그 내 다른 선발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도드라진다. 한화 와이스는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 중이지만 11승을 챙겼고, 롯데 박세웅은 평균자책점이 5.10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네일보다 투구 내용이 다소 부족해 보이더라도 승운과 팀 지원의 차이가 성적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네일의 투구는 큰 기복 없이 꾸준하다. 최고 시속 150㎞를 넘는 직구에 스트라이크존 전반을 활용하는 스위퍼를 앞세워 타자의 헛스윙을 이끌어낸다. 이닝마다 위기를 최소화하며 흐름을 지키는 능력도 안정적이다.
정규시즌은 이제 반환점을 넘어 50경기 남짓 남았다. 후반기에도 네일이 지금과 같은 투구 내용을 유지한다면, 팀 타선과 불펜의 도움이 따라주는 순간 그의 이름 앞에 붙는 ‘5승’이라는 숫자도 서서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가 기록보다 꾸준함으로 증명해온 반 시즌은, 팀이 마운드에서 가장 믿는 이름이 누구인지 보여주는 증거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