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연합뉴스 |
30일 오전 11시24분(현지시간),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 오호츠크해 해역에서 규모 8.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동남쪽으로 약 110㎞ 떨어진 해역이며, 진원의 깊이는 20㎞로 분석됐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처음엔 지진 규모를 8.7로 발표했으나 이후 USGS가 이를 상향 조정했다.
첫 지진 24분 뒤에는 인근 해역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추가로 발생했으며, 이어서 6.5 규모의 지진이 두 차례 잇따랐다. 이후에도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 지질당국은 이번 지진이 1952년 이후 캄차카 지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직후,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러시아와 일본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인근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3시간 이내로 위험한 파도가 도달할 수 있다며 긴급 대피를 권고했다. 캄차카 주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3~4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성명을 통해, 캄차카 남단 아래 섬의 항구도시 세베로쿠릴스크가 쓰나미로 침수됐다고 밝혔다. 현재 캄차카 해안 전역에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일본 기상청도 홋카이도, 혼슈 등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규슈와 시코쿠, 홋카이도 북부에도 주의보를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 도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로는 30cm 규모의 파도가 관측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해당 지역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하와이 호놀룰루 당국도 해안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필리핀과 뉴질랜드도 잇따라 경계를 강화했다. 한편, 우리나라 기상청은 캄차카 지진에 따른 국내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해안엔 0.3m 미만의 미세한 쓰나미만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캄차카반도는 지각 활동이 활발한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속한 지역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