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영택(광주 서갑) 의원과 곡성 출신 한나라당 비례대표인 이정현 의원. 이들은 지역 예산이 상임위에서 반영되도록 보이지 않는 '여야 공조'를 폈다. 문방위의 지역 사업들에 대해 예산 확보 및 증액 논리를 개발해 여야를 넘나들며 챙기는 '쌍끌이' 방식이었다.
그러나 포뮬러원(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경기장 건립 비용과 CT(문화콘텐츠기술) 연구원 설립 예산 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다. 둘 다 정부에서 반영이 안돼 신규로 반영해야 하는 예산이다. 그런 만큼 정부나 여당의 반대가 예상됐다. 두 의원은 먼저 CT연구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동료 의원들을 설득했다.
이 의원은 "국책사업인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예산"임을 호소했다. 이미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유인촌 문화부 장관에게 CT연구원의 설립 부진을 질타했던 조 의원에게는 여당 의원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됐고, 예결 소위에서 CT연구원 설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및 실시 설계비 20억원이 새롭게 반영됐다.
F1 경기장 건립 비용은 한나라당의 반대가 거세 막판까지 쟁점 예산이 됐다. 한 여당 의원은 '1000억원이 누구 애 이름이냐"며 원색적으로 딴지를 걸었다.
조 의원은 "국제대회는 국가가 원래 기반시설 30%를 지원하는 게 원칙"이라며 "그런데도 문화부가 관련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맞받았다.
이 의원도 "F1 대회는 전남의 최대 현안"이라며 조 의원을 거들었다. 결국 여당에서 요구한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대한민국관' 건립 예산 등과 조율해 가까스로 경기장 건립 예산 880억원과 진입도로 예산 87억원을 통과시켰다.
조 의원은 "절실한 지역 예산을 챙기는 게 지역 국회의원의 역할 아니냐"고 겸손해 했고, 이 의원은 "문방위에서 성과가 컸던 만큼 예결위에서 예산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자신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w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