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비올라의 계보' 공연이 열렸다. 이모와 조카, 스승과 제자 사이를 넘어 라이벌이 된 '비올라계의 대모' 조명희와 '비올라계의 샛별' 이승원의 첫 합동무대로 환상적인 호흡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유스퀘어문화관 제공 |
지난 2일 오후 유스퀘어문화관 금호아트홀 공연장. 개인적으론 스승과 제자, 이모와 조카 사이지만, 비올리스트로선 강력한 라이벌이 된 '비올라계의 대모' 조명희와 '비올라계의 샛별' 이승원이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번 무대는 사적인 관계를 떠나 경쟁자로서의 실력을 관객이 가늠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두 사람은 브릿지의 '두 대의 비올라를 위한 애가'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어 솔리스트로서 둘 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연주가 이어졌다. 먼저 조명희는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작품 47' 연주를 통해 비올라의 깊고 중후한 소리의 맛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승원은 보엔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바장조, 작품 54' 연주로 기품 있는 연주력과 화려한 테크닉을 자랑했다. 매 순간 온 힘을 다한 이승원 연주의 숨결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두 비올라 거장의 멋진 연주에 관객들의 눈도 빛이 났다.
두 대의 비올라와 피아노가 꾸미는 무대 또한 환상의 선율을 빚어냈다. 피아노는 금호 영재 독주회 출신 피아니스트 김재원이 맡았다.
무엇보다 이들은 이번 광주 공연을 위해 세계 최초로 브람스의 곡을 특별히 두 대의 비올라를 위한 버전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독일 대표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 삼중주 가단조, 작품 114' 를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표현하면서 작곡가의 의도를 그대로 재현했다.
이후 앙코르 공연에선 이승원이 비올라가 아닌 피아노 앞에 섰다. 관객들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색다른 공연의 묘미를 맛봤다. 4살 무렵부터 피아노를 배운 이승원의 환상적인 선율에 맞춰 조명희의 비올라가 함께 조화를 이뤘다. 이승원이 피아노로 연주한 곡은 러시아 민요 특유의 가락과 감성이 녹아 있는 차이콥스키의 '그리운 고향의 추억'과 노르웨이 출신의 작곡가 롤프 뢰블란의 'You Raise Me Up' (유 레이즈 미 업ㆍ다시 나를 일으켜 세운다)이었다. 봄비가 소리없이 내리던 이날, 이들의 무대는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셨다.
관객 신소희(광주예고 3년ㆍ비올라 전공) 양은 "우리나라 비올라의 계보를 잇고 있는 두 거장이 꾸미는 무대로 인해 음악인으로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면서 "특히 이승원 씨의 연주 모습을 보면서 비올라 연주 시 강약 조절과 숨 내쉬는 법 등 많은 부분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씨의 화려한 테크닉과 조명희 씨의 빈틈없는 음악성 등 비올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멋진 무대였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jpark1@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