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기술' 워크숍 성황… 지역민 참가는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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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기술' 워크숍 성황… 지역민 참가는 저조
■ 亞전당 문화창조원 'ACT 랩 데이'
6가지 주제별 진행… 60여명 참가자 호응
창제작센터 참여작가 성과 공유코자 마련
지역민 대상 홍보ㆍ대학생 관심 등 과제로
  • 입력 : 2016. 02.01(월) 00:00
지난달 3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ACT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AR/VR/++와 모션 캡처 시스템' 워크숍.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문화전당)이 참여작가들의 성과를 대중에 공개하고 그들의 기술을 공유하고자 마련한 프로그램인 'ACT 랩 데이'가 지난달 30일 문화창조원 ACT스튜디오1~3에서 진행됐다. 예술, 미디어, 디자인, 공예, 건축,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ㆍ외 전문가가 주도한 이날 워크숍은 성황을 이뤘지만, 정작 지역민들의 참가는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 6종 워크숍에 참가자 가득

문화전당은 창제작센터의 성과물을 일반인들과 공유하는 방법으로 워크숍을 택했다. 지난해 11월 '2015 ACT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워크숍이 열띤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당시 외부 작가들로 워크숍을 꾸렸던 것과 달리 이번은 문화전당 창제작센터 참여작가들로 구성해 의미를 더했다. 미디어아트랩과 인터랙션사운드랩, 융합미디어랩 소속 참여작가 9명과 창제작센터 직원 2명이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라는 큰 틀 아래 6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AR/VR++와 모션 캡처 시스템(참여작가ㆍ다이토 마나베ㆍ모토이 이시바시) △탄지 오디오 라이브러리를 활용한 오디오 프로그래밍(권병준ㆍ김근채ㆍ전유진) △웨어러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만들기(양숙현) △사물인터넷(IoT) 워크숍(김태윤ㆍ윤지현) △LED 매트릭스 안에서 빛으로 그리는 그림(박얼) △ACT 융복합 공예 워크숍(최선진ㆍ이동훈)이다.

참가자 수는 60여 명으로 정원을 조금 넘겼다. 밀도 있는 워크숍을 위해 주제별로 10명씩 참가자 수를 제한했다. 워크숍은 참여작가들의 작업실이 있는 ACT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특히 4개 워크숍은 ACT 스튜디오2 공간을 공유한 채 이뤄졌다.

박소영 아시아문화원 융복합콘텐츠개발팀 연구원은 "일반적인 워크숍들은 닫힌 공간에서 이뤄지는 게 보통이지만, 여기서는 각 분야의 융복합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연출하고자 공간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 핵심부터 세세한 노하우까지

"아크릴을 이용한 작업을 할 때는 겉 비닐을 벗기면 안되요. 작업 중에 온갖 먼지나 오염물이 금세 달라붙기 때문이에요."

'웨어러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만들기' 참여작가 양숙현 씨는 작업을 하며 얻은 세세한 노하우까지도 참가자들에게 전했다. 그가 진행하는 '웨어러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만들기'에는 호남대 의상디자인학과 교수 및 재학생 10여 명이 참가해 '소리를 입힌 옷'에 대한 실마리를 얻어갔다.

학과 공부를 하며 옷감을 만지던 손에는 납땜을 하기 위한 인두기가 들려있었다. 목걸이 등 액세서리로 쓸 수 있는 소형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를 제작하는 게 목적이었다. 기판에 저항과 IC소켓, 커넥터 등을 차례대로 땜질하자 손쉽게 신디사이저가 완성됐다.

최일송(22ㆍ호남대 의상디자인학과 3)씨는 "융복합 시대엔 한 가지 분야에만 몰두할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새로운 걸 배웠고 더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ED 매트릭스 안에서 빛으로 그리는 그림'을 진행한 참여작가 박얼 씨는 마지막까지 참가자들의 작업을 지켜보고 피드백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기판에 촘촘히 박힌 LED(발광 다이오드)를 제어해 점멸을 통한 그림을 그려냈다. 미디어아티스트로서 요구되는 전자의 기초, 회로 구성, 납땜, 프로그래밍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

미디어아트팀에서 활동 중인 정설아(33ㆍ여ㆍ서울)씨는 "용어설명 등 지루한 부분은 건너뛰고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진행됐다"며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참여작가와 연락처를 주고받아 지속적인 교류도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인터랙티브 도구 개발 등 최첨단 기술부터 직접 공구를 다뤄 조명을 만들어 보는 실용적인 분야까지 각각의 워크숍은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됐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만족하는 기색이었다. 'AR/VR++와 모션 캡처 시스템'에 참가한 이동훈 계원예술대 외래교수는 "참여작가인 다이토 마나베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기술의 절정을 향하고 있는 세계적인 예술가"라며 "워크숍을 통해 그 간의 기술을 직접 보고 노하우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지역민들 관심 부족 과제

이날 워크숍은 참여작가들의 명성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찾은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뤘지만, 정작 지역민들의 참가는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호남대 학생들을 제외하고 지역 참가자를 찾기는 어려웠다. 대다수는 서울에서 미디어아트나 순수예술에 종사하는 이들이었다.

'사물인터넷(IoT) 워크숍' 참여작가 김태윤 씨는 "광주 출신이라 아무래도 이번 워크숍을 통해 더 많은 지역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길 기대했는데, 참가자 대부분이 서울에서 왔다"며 "문화전당이 정부 사업이긴 하지만 지역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웨어러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만들기' 참여작가 양숙현 씨는 지역민들의 무관심과 대학의 정체를 지적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대중과 기술을 공유하는 워크숍은 서울에서 10여 년 전부터 이미 진행됐다. 본격적으로 활성화 된 것은 5년 전"이라며 "참여작가로 머물며 지켜보니 광주에는 이런 워크숍이 거의 없었다. 특히 대학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학생들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전당이 홍보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의견은 공통적이었다.

참여작가들은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ACT 페스티벌'이나 'ACT 랩 데이'가 어떤 것인지 보다 쉽고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직 문화전당의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이 밖에 '원 데이 워크숍'은 시간에 ●겨 많은 것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대상에 대한 수요 파악이 이뤄지지 않아 강의 수준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참여작가들은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워크숍 프로그램을 희망했다. 적어도 'ACT 랩 데이'는 향후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듯하다.

박소영 아시아문화원 융복합콘텐츠개발팀 연구원은 "이번 워크숍의 성과에 따라 2~3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정규프로그램으로 구성하는 것이 문화전당의 계획"이라며 "워크숍의 구성도 다양화해 각각 참여작가, 외부작가, 지역작가, ACT 직원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밝혔다.

글ㆍ사진=김정대 기자 jd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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