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50m 앞에 철로?… 200m 밖으로 이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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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마을 50m 앞에 철로?… 200m 밖으로 이설해야"
이슈&현장- 장흥 월평마을 철로 개설 논란
농사일ㆍ각종 소음불편
주민들 설계 변경 요구
"원안통과땐 반대 투쟁"
  • 입력 : 2016. 04.11(월) 00:00
장흥 월평마을 백형기 이장이 마을에서 50m 떨어진 보성~임성리 철도건설사업 2공구 예정지를 가리키고 있다.
장흥군 장흥읍 월평마을.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마을 앞으로 철로가 개설된다는 소식에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철로가 지나가게 되면 농사에 지장은 물론 마을까지 고립된다며 철로 이설 등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시공사 측은 안전상 문제로 설계 변경은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주민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최소 200m 밖으로 개설을

10일 장흥군과 월평마을 주민, 시공사측에 따르면 보성~임성리 철도건설사업 2공구인 장흥 장동면~장흥읍 8.12㎞ 구간 가운데 장흥읍 월평마을을 지나는 철로가 마을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으로 설계돼 있다.

이 설계안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월평마을은 마을 인근에 개통된 광양~목포간 산업도로(4차선)와 철로 사이에 갇혀 고립되고 각종 분진과 소음 등으로 시달리는 등 최악의 정주 여건을 연출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마을 주민들은 "철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마을을 통과하는 철도를 최소 200m 떨어진 곳으로 옮기고 철로를 성토제 대신 교량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백형기(59) 월평마을 이장은 "이 사업 실시계획 중이던 지난 2005년 마을 농지가 포함되지 않도록 철로가 사자산을 관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철도청과 장흥군 측에 수 차례 요구했고 협의했다"면서 "그러나 2011년 사업실시계획 변경과 보완설계가 되면서 주민 동의없이 마을에서 불과 50m 떨어진 농지에 철로가 지나가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백 이장은 "철로와 지면 사이 높이가 4~5m의 성토제로 개설되면 마을은 고립된다. 교량제로 설치해 마을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시공사측 "20일 최종 답변"

철도공단과 시공사인 한양건설 측은 지난 3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철도공단과 한양건설 측은 지난 3월 8일 월평마을회관에서 100여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갖고 마을주민들의 건의사항을 수렴했다.

그러나 시공사측은 안전사고를 이유로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미조 한양건설 현장소장은 "주민요구는 안전상 문제 등으로 다소 무리가 있다. 시골 도로처럼 노선을 쉽게 바꾸는 공사가 아니다"면서 "주민설명회에서 나온 의견을 원 설계팀에 건의했고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이달 20일 이후 원 설계팀에서 최종 답변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주민들 "원안 통과땐 반대투쟁"

마을주민들은 최종 결과를 지켜보고 집단 행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마을주민들은 이 사업이 설계원안대로 결정된다면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이는 한편 이 사업과 관련해 설계변경 건의서를 인권위와 건교부, 전남도 등에 보낼 계획이다.

한편 보성~임성리 철도건설사업은 총 연장 82.5㎞, 사업비는 1조3000억원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남해안 고속철도의 핵심구간으로 지난 2003년 12월 착공 후 SOC 투자 축소로 인해 2007년 4월 공사가 중지됐으나 2011년 3월 사업재추진방안이 확정된 후 지난해 6월 보완설계를 완료하고 일부 구간을 재착공해 2020년에 전 구간 완공할 예정이다.

글ㆍ사진=최동환 기자ㆍ장흥=이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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