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a little different’, 65회 생일 기념파티에 참석했던 백남준이 관습적인 의례행사에서 한 마디를 던졌다. ‘미쳤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창조적이어야한다’는 그의 일대기는 알아도, 알려주어도 아무도 모른다라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그의 말을 인용해서 ‘진리는 가면의 진리’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백남준아트쎈터(수원) 광주시립미술관 전시 ‘마르셀 뒤상’에서 만난 시간들은 얇은 기억층에 남아있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GMAP미디어아트는 정말 수고로운 전시기획을 보여주었다. 인간 백남준이 맞닥뜨린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024.02.15 14:32지난 1월 11일은 비트코인 투자자에게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사기와 허상, 패망하는 튤립 등의 오명을 들어왔던 비트코인이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정식 거래 승인을 받음으로써 제도권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환호했고 거침없는 상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SEC의 승인 이후 15%정도 폭락하면서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격언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많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의 실망과 불안도 높은 것 같다. 어찌보면 비트코인으로선 큰 호재가 되레 횡보를 거듭하고 있으니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
2024.02.15 09:08경비실에 택배가 와 있다고 연락이 왔다. 울산에서 사는 딸애가 설날을 앞두고 사과와 배를 보내왔다. 경비실 앞을 자주 지나지만 경비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별로 없었다. 경비 아저씨가 적적했던지 매일 앞을 지나면 얼굴은 자주보지만 이렇게 만나니 반갑다며 명절이 다가오니 옛날의 추억이 생각난다고 했다. 나이가 비슷하니 이야기도 쉽게 나왔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개떡이 먹고 싶다고 했다.” 동생 먹으라고 남겨 놓은 떡을 몰래 배고파서 먹다가 얻어 맞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2024.02.14 13:09우리나라 행정구역은 조선 말 1896년 13도제로 개편 된 이래 130년 가까이 특별·광역시 도입, 일부 도·농 통합 및 시·읍 승격, 그리고 2006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강원도와 전북도에 이른 ‘특별자치도’와 세종 ‘특별자치시’ 등의 미세한 조정 등을 제외하면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30여년동안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된 제반 여건에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은 1970년대부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지역경쟁력의 강화와 지역행정의 효율성 향상을 목표로 ...
2024.02.14 13:002월 졸업식을 앞두고 개학을 했다. 오늘 아침 등굣길 걸어오면서 깜짝 놀랐다. 봄을 재촉하는 비를 맞고 피어 있는 홍매화를 보았기 때문이다. 학교 오는 길가, 정갈한 양옥집 화단 구석에 여러 앙상한 나무들 사이에 피어 있었다. 이번 겨울 청해진 바다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과 눈비 맞고 견디며 저렇게 붉은 꽃을 피우다니 한참을 감탄하며 보고 왔다. 저 여린 꽃잎이 저 단단한 나무껍질을 뚫고 나온 것을 생각하니 참 눈물겨웠다. 어리고 여렸던 우리 학생들이 3년간 수많은 어려움 속을 거쳐 부단히 성장하고 변화해 온 족적(足跡)들이 이 홍매...
2024.02.14 12:53고교 시절 학교가 파한 후 집에 일찍 오는 날이면 거실 한구석 좁다란 소파에 묻혀 즐겨 읽던 잡지가 있었다. 월간 샘터. 아마도 어머니께서 정기구독을 하셨던 듯하다. 잡지 뒤쪽에 실린 연재소설 한 편이 그 얼마나 재미나고 내 마음을 흔들었던지 매달 잡지가 배달되는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다. 소설의 등장인물이자 작가의 실제 딸 ‘다혜’와 아들 ‘도단’이라는 이름이 너무 멋져서 나도 장차 아이를 낳으면 그 이름을 써야겠다고 작심했었다. 행간에 넘치는 위트와 멋진 글의 참맛을 알게 된 것도 그 무렵이 아닐까. 최인호의 ‘가족.’ 샘...
2024.02.13 13:13최근 미국 시장에서 냉동김밥은 ‘1인당 2개까지’라는 구매 제한을 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완판된 것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고 K팝을 즐겨 듣는 미국 MZ세대가 열광한 덕분이었다. 냉동김밥의 인기 덕에 김과 밥의 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미 가공밥 수출은 지난해 10월 7900만달러를 돌파하여 전년도 한해 수출 실적을 넘어섰다. 국내외 식품 소비 유행 중 하나는 ‘글루텐프리(Gluten-Free)’이다. 일부 사람들 중 밀가루 음식을...
2024.02.12 14:21낚시방송국이 서너 군데 있다는 사실은 낚시를 취미활동으로 하는 사람이 그 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도시나 낚시점이 여러 군데 있고, 또 낚시터 주변에도 낚시도구를 파는 곳이 많은 것을 보면, 전문낚시꾼도 많지만, 우연히 낚시터 주변을 산책 나왔거나 캠핑 왔다가 낚시체험에 참가하게 된 임시 낚시꾼, 낚시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어부 낚시꾼 등 다양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취미활동으로 낚시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낚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이다. 인류는 낚시가 맨 처음 시작했던 원시시대 때...
2024.02.12 14:21그야말로 총선 정국이다. 이번 선거는 인구소멸 시대에 지역 발전 운명의 갈림길을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여느 선거나 중요하지만, 특히 경제낙후 지표가 전국 최하위권으로 평가되는 광주·전남 입장에서는 호남 역사의 다음 장을 열어야 하는 중대한 선거다. 그런데 정말 아쉽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경선이 본선보다 중요한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후보들의 경선 과정이 그렇다. 현재 내부 경선 과정에서는 우리 삶의 터전인 지역에 관한 화두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인물 검증과 정책은 실종된지 오래다. 필자가 보기에 경선 후보들의...
2024.02.07 16:48골프장 입구에는 보통 시계탑이 서 있다. 사실 실용성으로 따지면 존재 이유가 별로 없다. 골퍼들 각자 시계도 차고 있고,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기보다 골프장의 시계탑은 마치 축구 경기에 전광판도 있고, 추가 시간을 알리는 숫자판도 있지만, 주심의 호각에 따라 경기의 시작과 종료가 결정되는 것처럼 골프장 내에서의 공식 시간으로서의 권위를 가진다. 기념 촬영의 단골 장소이기도 한데, 역시 장승처럼 골프장으로 들어섰다는 상징과 같은 의미도 가진다. 한국에 골프붐이 일기 시작하던 1980년...
2024.02.07 12:57영농일지는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기록이다. 영농일지는 작성일자, 작업내용, 작업면적, 작업인원과 작업시간, 온도, 평균기온, 강수량, 풍속, 습도, 일조량, 작목코드 등을 기록하여 재배하고 있는 작물의 상태를 일별로 작성하는 서식을 말한다. 그리고 영농일지를 작성할 때는 작물의 상태와 작물의 크기를 구체적인 항목으로 구분하여 경작하는 논·밭의 상태와 당일 작업한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핸드폰으로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어 재배하고 있는 작물의 상태를 사진으로 첨부하여 일지를 작성하면 관리하기가 ...
2024.02.07 12:57●AI가 불러온 혁신 지난 몇 십 년 동안 혁신적인 인공지능 기술개발로 대규모 데이터셋 학습, 자연어 이해와 생성능력을 갖춰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능한 ‘챗지피티’(Chat GPT)’가 출시되면서 그야말로 인공지능은 이제 전 산업에 혁신을 가져다주는 불가피한 존재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생성형AI기반의 ‘코파일럿’을 출시하면서 금융·의료·제조·보안 등 다양한 산업군에 비즈니스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속한 데이터 분석을 도와 직원은 전략구축에 집중하고 고객서비스를 증진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이다....
2024.02.06 16:19캐나다 항구도시 밴쿠버에서 ‘일회용 플라스틱(Single Use Plastics)’은 사용금지다. 커피전문점이나 페스트푸드점, 빵집이나 요식업소, 백화점 등에서 플라스틱 재질의 일회용품인 컵이나 뚜껑, 접시와 그릇, 교반기, 빨대, 냅킨 그리고 백(비닐 백)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지난 12월 캐나다 정부의 금지를 규정한 법이 발효되었다. 정부 금지법 이전에도 지방정부로서 밴쿠버는 조례제정으로 유통을 금했다. 밴쿠버를 포함하고 있는 주 정부도 금지를 채택한 바 있다. 파리, 런던, 웰링턴 등 많은 도시나 지역에서도 금지다. 많은 국...
2024.02.05 15:02사람이라는 동물은 여타 동물과 다르게 사물의 이치를 궁리하여 깨닫는 능력이 있다. 또한 언어와 문자를 사용한다. 그래서 보고 듣고 생각을 떠올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공유한다. 문제는 분별없는 사고력과 과욕이다. 상대가 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내기 전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다. 다시 말해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 사람들 중에는 특별한 이유도 없이 남이 하는 말을, 행동을, 듣고 보며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 정치를 하는 ...
2024.02.05 13:38대통령에 당선되고 교육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이라는 3대 개혁을 약속했던 사람이 있다. 3대 개혁은 우리가 같이 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이었다. ‘5·31 교육개혁’을 비롯해 대학수능, EBS 교육방송, 입학사정관제, 수시모집, 고교학점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부가 숱한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결국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노동개혁 없이는 교육개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학자가 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죽어라 하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소위 ‘좋은’ 대학이라는 것도 학문적 성과가 우수하기 때문...
2024.02.04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