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추엽도~오도가 하나로… '섬 속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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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포도~추엽도~오도가 하나로… '섬 속의 섬'
[섬 이야기] 신안 추포도
방조제 쌓아 염전 개발 등 하나의 섬으로 연결
암태초 추포분교 '아름다운 학교' 지정
가장 긴 노둣길 있지만 지금은 시멘트 도로 사용
  • 입력 : 2014. 10.10(금) 00:00
추포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2.5㎞의 시멘트 노둣길. 매일 오후 2~3시 전후로 두세 시간 정도 바닷물에 잠긴다.
추포도는 '섬 속의 섬'으로 알려진 곳이며, 아름다운 해수욕장과 노둣길로 유명하다. 그리고 천일염과 지주식 김 양식으로도 알려진 섬마을이다. 비교적 소득이 높은 섬이라 젊은이들이 제법 살고 있다. 추포도는 여객선이 닿지 않기 때문에 목포에서 압해대교를 건너 압해도 송공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암태도 오도항에 들어온 다음 물때에 맞춰 노둣길을 따라 가야만 갈 수 있다.

포도ㆍ추엽도ㆍ오도가 한 섬으로

노둣길로 추포도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마을의 관문역할을 하는 선착장이었다. 인적 하나 없이 고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운 선착장에는 빛바랜 붉은 벽돌의 대합실과 함께 '자랑스러운 내 고향 추포리'라는 표지석이 서 있었다.

추포도의 유일한 뱃길이었던 이곳 역시 한때는 분주했던 선착장이었다. 길게 바다쪽으로 내뻗은 방파제와 좌우로 펼쳐진 갯벌 위에 작은 배들이 놓여 있다.

예전에는 마을에서 추엽 선창까지 4㎞를 이고 지며 걸어다녔던 길이 넓게 닦아지면서 리어카나 교회차 등이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6년 암태도와 추포도 사이의 노둣길에 시멘트 포장이 됨으로써 이제는 더 이상 추엽 선창을 통하지 않고 암태도로 들어가, 오도항을 이용해 목포를 오고 간다. 상수도는 2007년 1월에 이 길을 통해 들어왔다.

이곳은 원래 북쪽의 '포도(浦島)'와 남쪽의 '추엽도(秋葉島)', 동쪽의 '오도(梧島)' 등 세 개의 섬으로 떨어져 있었다. '추엽도'는 범이 드러누운 모습으로 주위가 모래로 덮여 척박한 땅이었으나 나뭇잎이 떨어져 비옥한 토지가 되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포도'는 파도가 밀려와 이 섬에 닿으면 잔잔해진다 해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본래는 분리되었던 3개의 섬은 1965년 방조제를 쌓아 간척답과 염전이 개발되면서 하나의 섬 '추포도'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림1중앙>

섬 주민들이 가꿔온 '아름다운 학교'

추엽마을에서 조금 더 가면 학교가 나온다. 1951년 개교한 '암태초등학교 추포분교'다. 추포도의 유일한 학교인 추포분교는 전교생이 딱 7명뿐이다. 1973년에는 최고 124명의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2012년 5월 봄 운동회를 하는 날 이곳을 방문했다. 추포분교 어린이와 함께 이웃의 여러 초등학교가 한자리에 모여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추포도 주민들의 교육열은 대단하다고 한다. 늘 폐교의 위험에서도 주민들의 학교사랑으로 지금껏 유지되고 있는 추포분교다. 운동장 천연잔디도 주민들이 직접 심었다. 학교 화단, 교문 앞길, 배구장 등 곳곳에 주민들의 땀이 배어 있다. 암태초등학교 학생들이 소풍을 올 정도로 풍광이 빼어난 이곳은 교육부로부터 '아름다운 학교'로 지정받았다. 게다가 여름철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는 노거수와 고개 너머 맞닿은 추포도 해수욕장은 왜 이곳이 아름다운 학교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운동장 너머로 우거진 송림이 바닷바람을 막아주고 있었다. 잔디 운동장은 간혹 동네개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운동장의 그네는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반드시 타본다는 명물로 자리잡았다.

<그림2중앙>

김 양식ㆍ염전으로 생계 꾸려

추포도의 추엽마을은 섬의 가운데에 위치한 마을로 주위 바다는 과거 서남해의 황금어장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현재 어업활동은 부진하며, 주변의 얕은 바다와 간석지를 이용한 김 양식이 소량 이뤄지고 있다. 추포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늦게 시작했지만, 집집마다 대부분 40~100척 규모로 김 양식을 했다. 김 양식의 발달과 가공공장이 들어서면서 수백 척 규모의 김 양식을 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 소규모로 전락했다. 전성기 때는 김 공장이 4개였으나 지금은 2개가 남아 있다. 겨울에는 김 양식, 여름에는 염전을 운영한다. 그리고 소량이지만 전복양식도 하고 있다. 추포리의 '추포염전'은 제법 넓은 염전이다. 추포도에는 모두 일곱 판의 소금밭이 있다. 1970년대 중반 어촌 새마을운동이 시작될 무렵 염전개발이 시작됐는데, 이미 비금도, 증도, 신의도 등 신안지역에서 소금이 한창 나오던 시절이라 안좌의 자라도 사람들이 추포도에 염전을 개발했다. 개발되기 전까지 추포도에는 큰목개에 두 판의 염전이 있었다. 당시 염전 한 판이면 서너 집이 붙어서 소금농사를 짓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작은 섬이지만 젊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추포도에는 모두 7가구가 염전에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학교 서쪽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가면 추포해수욕장이 나온다. 모래가 아주 가늘어 바람에 쉽게 흩날린다. 수심이 아주 낮아 멀리까지 갈 수 있다. 길이 1.2㎞, 폭 40m, 수심 1.5m의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뒤로 나무로 된 데크 시설을 해 산책하기에 좋다.

천 년의 다리, '노둣길'

이곳 추포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노둣길이 있다. 노두(路頭)란 '징검다리'를 말하는데, 바다에서는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이 빠지면 걸어갈 수 있도록 약간 높은 갯벌 바닥에 돌을 놓아 노두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 노둣길로 두 섬 사이를 오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옆으로 새로 시멘트 도로를 깔아 더 이상 옛 노둣길은 사용하지 않는다. 시멘트 도로는 1998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매일 오후 2~3시 전후로 두세 시간 정도 노두가 물에 잠긴다. 이때 하나로 붙어 있던 추포도와 암태도가 다시 별개의 섬으로 분리된다. 2.5㎞ 길이의 옛 노두는 이제 다니는 이들이 없어 조금씩 망가져가고 있다. 그래도 추포도 노둣길은 신안군의 섬에서 가장 길고 원형이 잘 보존된 곳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노두에는 총 3653개의 돌이 놓여 있는데, 굄돌까지 합하면 1만여 개의 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노두가 이어지는 추포도에는 노두를 놓는 일에 돈과 땅을 제공했던 당시 지주들을 기리는 공덕비가 서 있다. 이 공덕비는 '노도비'라는 선명한 기록과 함께, 주요 시주자들인 '장씨', '문씨', '김씨'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재언 섬 전문 시민기자ㆍ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그림3오른쪽>

추포도는

신안군 암태면에 딸린 섬으로 면적 4.05㎢, 해안선 길이 15.1㎞, 인구는 2014년 55가구 120명이다. 목포시에서 서쪽으로 27.3㎞, 암태도에서 남서쪽으로 0.9㎞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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