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돼지고기 가격 '하락세'…소비자-농가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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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전남일보]돼지고기 가격 '하락세'…소비자-농가 '희비'
도매가 ㎏당 4455원 전년비 8.7% ↓
광주 삼겹살 소매가 100g 2천원대
양돈농가 "생산비 증가 적자" 울상
한돈협회 "소비 둔화로 재고 늘어"
  • 입력 : 2024. 02.25(일) 18:25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삼겹살 등 돼지고기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 대형마트 직원이 정육코너에 돼지고기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뉴시스
삼겹살값이 연일 하락세다. 정부 및 유통업계에서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장보기 물가 안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떨어지는 돼지고깃값에 소비자와 양돈농가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돼지 지육(탕박, 등외제외) ㎏당 전국 평균 가격은 4455원으로 지난해 4878원과 비교해 8.67% 낮아졌다. 한달 전(5128원)보다 13.12% 저렴한 가격이다.

지역 돼지 도매가도 하락세다. 농협 나주의 23일 도매가는 3756원으로 1년 전(4358원)보다 13.81% 싸졌다. 삼호축산 돼지 도매가는 4361원으로 전년(4365원) 대비 큰 차이는 없으나 바로 직전 달(4733원)과 비교하면 7.78% 하락했다.

도매가 하락으로 삼겹살 등 돼지고기 소매 가격도 덩달아 떨어졌다. 지난 24일 기준 광주지역 삼겹살 소매 가격은 100g당 2262원으로 지난달 말 2399원과 비교해 5.71% 낮아졌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3월3일 삼겹살데이에 맞춰 돼지고기 대규모 할인 행사를 예고하고 있어 돼지고기 가격은 더 내려갈 전망이다.

통상 돼지고기 가격은 연말연초와 설 명절 시기에 수요가 몰려 상승세를 보이고 이후 낮아지는 모양새를 보인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최근 3년간 돼지고기 도매가 전국 평균 가격은 동일 기준 올해 가장 최저가를 보이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고물가 기조에도 돼지고기 도매가는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도매가격 하락의 이유로 고물가로 인한 소비 및 외식 수요 감소와 지난해부터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적용한 수입 돼지고기 할당관를 꼽는다. 할당관세 적용으로 저렴한 가격의 캐나다·브라질산 돼지고기가 늘어나며 국내산 돼지고기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벙(ASF) 등 전염병을 우려해 도축이 늘어나 돼지 사육두수 줄어든 것도 하락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돼지고기 가격하락에 소비자들은 반기고 있지만 돼지 사육 농가들은 매출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다. 도매가는 하락했지만, 고물가·고금리에다 사룟값 폭등, 이자 부담 등 생산비 증가로 적자가 지속돼 경영 위기에 허덕이는 농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물가가 올라 소비가 둔화하면서 돼지고기 전 부위의 재고가 늘고 있고, 수요가 줄어 돼지고기 ㎏당 가격이 4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며 “지난해 생산성 하위 30% 구간의 한돈농가 생산비는 1㎏당 평균 5700원 수준까지 올라 지금은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한편 통계청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돼지(비육돈·100㎏) 생산비는 2022년 기준 34만6000원으로 사료비와 가축지의 급등으로 15.9% 늘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