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푸드 아카데미>"우주는 필히 활용해야 할 현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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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소울푸드 아카데미>"우주는 필히 활용해야 할 현실 공간"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제8강
설우석 한국한공우주연구원 박사
우주 영역 국가 안보에 큰 역할
민간 주도 ‘뉴 스페이스 레이스’
“액체로켓 개발 후 비약적 발전”
  • 입력 : 2024. 04.21(일) 18:09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설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가 지난 18일 전남일보 지하 승정문화원에서 열린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8강에서 ‘우주발사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설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가 지난 18일 전남일보 지하 승정문화원에서 열린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8강에서 ‘우주발사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과거 우리에게 우주는 꿈의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주발사체를 통해 우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생겼고 이제는 꿈이 아닌 현실의 영역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우주발사체를 독자 개발해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의 여덟 번째 강좌가 지난 18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일보 승정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설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가 강단에 올라 ‘우주발사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설 박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개발사업단 엔진개발실 실장으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액체엔진 개발을 도맡았다. 또 나로호 이전 국내 첫 액체추진로켓 KSR-Ⅲ 엔진개발을 주도해 2002년 발사에 성공하며 항공우주용 엔진 전문가로 위상을 높였다. 설 박사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 미국 미네소타대 기계공학 석·박사를 수료하고 미네소타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했으며 이후 미국의 권위 있는 세계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 등재는 물론 영국의 국제인명센터(IBC)가 발행한 ‘위대한 아시아인 1000인’과 ‘21세기 저명 지식인 2000인’에도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우주발사체의 개요, 냉전시대부터 이어져 온 ‘스페이스레이스’ 등 세계 발사체 개발 동향과 대한민국의 우주발사체 개발을 소주제로 나눠 우주발사체의 역사와 한국형 우주발사체의 개발 과정에 대해 강연했다.

설 박사는 강연에 앞서 우주발사체의 유무가 우주 도달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며 우주발사체가 우주공간에 머무는 원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그는 “우주로 나가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지구의 중력은 강력하다. 중력을 이기려면 중력보다 더 큰 힘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어떤 물체가 아주 빠른 속도로 지구 주변을 돌면 지구 바깥으로 멀어지려 하는 원심력이 생긴다. 이 원심력이 중력보다 강하면 물체는 떨어지지 않고 우주공간에 머무르게 된다”며 “물체는 초속 8㎞의 매우 빠른 속도로 우주 공간을 돌게 된다. 이는 1시간 만에 3만㎞ 정도를 비행하는 것이고 서울에서 뉴욕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속도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가 왜 우주로 나가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가질 수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모든 통신 시설을 폭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우주 인터넷망을 사용해 반격했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에서도 우주 인터넷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우주라는 영역은 우리가 필수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현실 공간이 된 것이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강연은 로켓(Rocket)과 우주발사체(Space Launch Vegicle)를 설명하며 시작했다.

설 박사는 “로켓은 저장된 추진제를 연소해서 로켓엔진으로부터 발생한 배출가스를 분출해 그 반작용으로 추력을 얻는 비행체다. 우주발사체는 기본적인 로켓의 열기를 이용해 위성을 지구 궤도에 투입하기 위한 로켓으로 산소가 없는 우주 공간에서 비행할 수 있다”며 “로켓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미사일이다. 미사일과 우주발사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료의 성질이다. 로켓의 종류에는 액체로켓과 고체로켓이 있는데 고체로켓은 불을 붙여 바로 사용할 수 있어 무기에 적합하다. 액체로켓은 로켓 대형화에 최적화돼 있어 크기가 큰 인공위성이나 우주발사체에 사용된다. 고체로켓으로는 소형 우주발사체까지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켓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다. 화약을 이용해 화살을 빠르게 발사하는 것도 로켓 이용 사례다. 조선 세종 때 만들어진 신기전이 그 예다”며 “이후 1900년대 초반 로켓에 관한 이론이 정립되고 실제로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서 우주 공간을 최초로 비행한 ‘V-2’ 탄도미사일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해당 탄도미사일은 미국과 소련에서 개발된 우주발사체 기술의 출발점이 됐으며 현대 로켓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두 나라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으며 냉전시대 ‘스페이스 레이스’라고 불리는 우주전쟁의 서막이 됐다.

설 박사는 “1955년부터 20여년 동안 미국과 소련이 우주 개발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 이는 당시 공산진영과 자유진영간 우위 경쟁이었다. 초반 경쟁에선 소련이 1950년대 후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최초 발사하고 이어 우주공간에 최초로 인류를 보내며 우주전쟁에 우위를 점했다. 이후 1960년대 후반 미국이 달 표면에 인류를 보내면서 다시금 미국이 소련을 앞질렀다”며 “이러한 미국과 소련의 스페이스 레이스는 우주발사체 역사의 큰 의미를 지닌다. 두 나라가 많은 재원과 인력을 투입해 경쟁적인 우주전쟁을 치르며 우주발사체 기술은 굉장히 고도화됐기 때문이다. 당시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현재 ‘스페이스X(민간 우주항공 장비 개발 및 수송 회사)’와 같은 민간 기업이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소련의 스페이스 레이스 이후 일본, 중국, 유럽 등 많은 국가가 우주 전쟁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뉴 스페이스 레이스’라고 이야기한다. 새로운 우주전쟁은 국가 차원을 넘어 이제는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과 같은 민간기업이 이익 창출을 위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30여년 동안 대한민국의 우주주발사체 개발을 설명했다.

설 박사는 “우리나라 발사체 역사를 보면 1990년대 초반 ‘KRS-I’인 고체로켓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어 2단 고체로켓 ‘KRS-2’를 만들어 냈다. KRS-1, 2 모두 1년에 10억원 정도 작은 규모의 비용이 투입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로켓개발은 실험실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며 “이후 3단형 액체추진 과학로켓인 ‘KRS-3’을 개발했다. 액체로켓 개발은 다음 단계인 한국형 발사체인 나로호 개발의 중간단계 역할을 했다”며 “기존 고체로켓 개발은 미국의 기술을 들여와 진행돼 미국의 승인 범위 안에서만 개발할 수 있어 한계가 있었다.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액체로켓 기술 개발에 성공해 나로호 발사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신규 발사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신규 발사체 개발은 2023년부터 2031년까지 1조9330여억원을 투입해 진행되며 달탐사 등의 우주활용 영역 확장을 위한 고에너지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 국가 우주수송 역량을 증대해 우주개발 선진국에 진입,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액체로켓 엔진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