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선도 통해 '호남 지방시대'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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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지방자치 선도 통해 '호남 지방시대' 열어야"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제10강
이정현 부위원장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
'지방소멸 극복' 세제 혜택 등 필요
"자치계획권 활용 특화산업 추진을"
"호남권, 에너지기술산업 선도할 것"
  • 입력 : 2024. 05.26(일) 18:21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제4기 소울푸드 아카데미 수강생들과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전남일보 임직원들이 지난 23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소울푸드 아카데미 수료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3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린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9강에서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과거 우리나라는 에너지 식민국가였으나 이제는 에너지 관리 기술을 보유한 주권국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로 광주·전남의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의 열 번째 마지막 강좌가 지난 23일 오후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정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 강단에 올라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 이후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 수료식도 개최됐다.

이 부위원장은 1958년 곡성에서 태어나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또 호남 출신 최초로 새누리당 대표와 청와대 정무수석, 청와대 홍보수석,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략기획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수도권 쏠림 현상과 지방소멸 현실을 설명하며 광주·전남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방자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역소멸 현상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대한민국 토지에서 수도권이 자치하는 비율은 11.8% 정도지만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에만 전체 인구 중 51%가 살고 있다”며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비율의 사람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관계인·생활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에 본사가 있는 경우 지방 사람들은 본사에 일을 보러 다닐 것이고, 행정가들도 중앙부처에 회의하러 수도권에 갈 것이다. 또 학회, 병원 등의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치적 인구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디지털 세상이 왔고 그를 통해 경제가 돌아간다. 디지털 전문 업체의 89%가 수도권에 있으며 디지털 전문가 76%가 그곳에 모여 있다”며 “4차산업 시대에 맞는 제대로 된 산업을 일으키고자 한다면 디지털 전문가들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광주·전남을 모두 합쳐서 3%도 안 된다. 지역 인재들이 모두 수도권에 흡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위원장은 지방소멸 해법으로 저출산 정책보다 선행돼야하는 것으로 일자리 확대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아이를 낳도록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삶을 사는 데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직장이다. 일자리가 있어야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이다”며 “그래서 지방에 창업하거나 대기업들이 지역에 진출할 때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대다수 양도세나 상속세 등 세금으로 인해 지방 진출을 포기하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방에 사람들이 살게 하기 위해선 1가구 2주택 면세, 관광단지특구, 학생비자를 통한 가족 초청 등 ‘3종 세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과 지방 두 곳을 오가는 생활인·관계인을 늘려 지방 인구를 확보해야 한다. 1가구 2주택 세금을 면세하거나 과중하지 않게 부과한다면 서울에 살면서 광주에도 사는 생활인·관계인이 많아질 것이다. 두 번째는 관광객 유치다. 시장·군수에게도 각 지역의 지리적, 환경적, 산업적 장점을 고려한 특색있는 관광단지 조성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는 지방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들의 비자로 가족을 초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광주대학교에 우즈베키스탄 학생이 학생비자를 통해 오게 된다면 아버지, 어머니도 광주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부족한 지방 일손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 모든 것을 제대로 해내려면 지방자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가 한계에 부딪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모든 계획을 중앙에서 세운다는 것이다. 지방의 독특한 특징들을 중앙부처 관계자들은 모르나 그 사람들이 지방 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그래서 앞으로 정부는 시·도에서 5년 단위 지방 발전 계획을 세워 중앙본부와 의견을 나누도록 자치계획권을 넘겼다. 우리 지역만이 갖고 있는 특징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특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호남권이 발전할 때가 왔다. 에너지 식민국이던 우리가 이제는 에너지 관리 기술을 가진 에너지 주권국이 됐다. 지금까지 어떤 경제 계획을 세우든 OPEC에서 원윳값을 올리면 거기에 맞춰 새로 계획을 짜야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풍력,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광주·전남은 지금 어마어마한 에너지대학을 가지고 있다. 나주 한전공대를 통해 에너지를 처리할 기술력 있는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또 에너지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충분한 토지가 호남권에 존재한다. 앞으로 RE100이 세계적으로 제대로 적용만 된다면 호남권이 에너지 주권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날 이 부위원장 강의를 끝으로 지난 1년여간 진행된 ‘제4기 전남일보 소울푸드 아카데미’가 종료됐다.

수료식 행사에서는 지난 첫 번째 강연부터 9번째 강연까지 소울푸드 원우들의 모습을 엮은 영상 상영과 함께 수료증서 및 공로패 시상이 진행됐다.

이영훈 광주순환도로투자 대표와 강희련 삼성생명 신세계법인 팀장이 원우대표로 수료증서를 받았다. 소울푸드 원우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김용권 원우회장, 정순기 수석부회장, 이진필 사무총장에게는 공로패를 수여했다.

이재욱 전남일보 사장을 대신해 문병익 이사는 축사를 통해 “지난해 9월14일 김병조 선생을 모시고 개강식을 진행한 이후 벌써 10번째 강의가 끝났다. 급변하는 국내외 트렌드에 맞춰 IT부터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님과 1년 가까이 함께해 주신 원우 여러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다. 뜻깊은 시간이 됐기를 소망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김용권 원우회장은 “영상을 보니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이 기억난다. 만나뵌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일년이 지났다. 소울푸드 아카데미 4기가 처음으로 1년 과정으로 진행됐는데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걸음이 모여 오래도록 아카데미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