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24-2>상권 활성화·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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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일주이슈 124-2>상권 활성화·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신바람’
화순 동면 농공단지 가보니
1994년 조성 성공모델 벤치마킹
70여 업체 1843억원…3단지 추진
임대주택 건립 등 직원 복지 개선
주변 식당 문전성시…인력난 과제
  • 입력 : 2024. 06.09(일) 18:11
  •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활성화된 화순 동면 제1, 2 농공단지 전경. 김양배 기자
화순 동면 농공단지가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지역 내 소비촉진, 청년 지원 및 사회적 경제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해 지역경제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2025년에는 제3농공단지가 들어설 것으로 보여 5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일 찾은 화순 동면 제1농공단지. 길게 펼쳐진 논길 옆을 차로 10분가량 이동하자 낮은 공장 건물들이 곳곳에 보였다. 단지 내로 들어서자 쇠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아파트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철제 장비와 의류, 목재, 종이 등의 제작이 한창이었다.

하수구 뚜껑에 사용되는 철제 판인 그레이팅 제작업체도 눈에 띄었다. 2012년 농공단지에 입주한 신화LID로 악취차단 그레이팅, 디자인 그레이팅, 거름망 등을 만들고 있었다. 박광수 대표는 “회사가 농공단지에 들어와서 많이 성장했다”며 “지자체 대상으로 납품을 할 수 있게 되니 회사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1석2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 동면 제1농공단지의 스틸 그레이팅 배수로 덮개 등을 생산하는 한 업체는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공장 설비를 자동화했다. 김양배 기자
농공단지는 농어촌 지역에 설립된 공업단지다. 우리나라 농공단지는 1960~70년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도농 격차 문제를 풀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농어촌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진을 통해 농촌을 활성화하자는 목적으로 1984년부터 조성됐다.

이 가운데 화순 동면 농공단지는 구례자연드림파크와 함께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잘 만들어진 단지다. 동면 농공단지는 공장을 유치해 지역 주민의 농외소득을 증대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며, 나아가 도시와 농촌 간의 지역 격차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 1991년 12월 26일 농공단지로 지정돼 1992년 5월 10일 농공단지 조성 실시 계획이 승인됐다. 1994년 1월 16일 사업비 100억원을 투입해 총면적 25만 8415㎡로 준공됐다.

동면 농공단지는 광주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금세 호황을 이뤘다. 음식료업, 섬유·의복, 목재·종이, 석유·화학, 비금속, 전기·전자, 기타 등 49업체가 입주했던 농공단지는 1개 단지를 더 설립하고 22개 업체를 추가로 받았다. 입주업체의 총생산액은 1843억원이며, 수출액은 1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입주기업이 늘어 제3 동면 농공단지 설립도 구상 중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3차 주민설명회를 끝으로 내년 5월 착공된다. 면적은 약 330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 등 직원 복지에도 많은 신경을 써 인구유입 효과도 올리고 있다. 동면 농공단지는 정부 공모사업으로 올해 7월부터 임대주택을 짓는다. 동면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32세대를 수용할 수 있다. 남편은 농공단지에서 일하고, 부인은 농업에 종사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는 것이다.

동면 농공단지 주변 상권도 호황이다. 인근에서 두부전문요리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점심시간만 되면 손님들로 가득 찬다. 대부분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며 “외국인들도 많이 온다. 덕분에 가게도 확장시켰다. 다른 식당들도 대부분 점심시간에는 번호표를 뽑고 기다릴만큼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말했다.

화순 동면 제1농공단지의 스틸그레이팅 배수로 덮개 등을 생산하는 한 업체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반면 인력난은 풀어야 할 과제다. 화순은 광주와 가까운 덕에 다른 농공단지보다 인구유입이 활발하지만, 젊은 노동자들을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동면 농공단지에 입주한 한 업체 대표 A씨는 “아직 인식이 좋지 않다. 젊은 사람들은 화순에서 일 한다고 하면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직원 평균 연령대가 40대다. 시골 이미지가 강해 다들 광주로 일자리를 구하러 간다. 이곳에도 유망한 회사들이 많으니 많이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페이퍼 컴퍼니 문제도 지적됐다. 페이퍼 컴퍼니란 물리적 형태로는 존재하지 않고 서류 형태로만 존재하면서 회사기능을 수행하는 회사를 말한다. A씨는 “농공단지 특성 상 지자체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는데, 일부 업체들이 본사는 서울과 광주에 두고 이곳에 입주한 뒤 계약만 따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농공단지 설립 취지는 지역경제 활성화인데 이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