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노동자 사망' 영암 대불산단…"안전망은 어디에"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연이은 노동자 사망' 영암 대불산단…"안전망은 어디에"
23일 선박업체서 하청노동자 숨져
노동계 추산 사망사고 올해만 '8건'
"불합리한 노동구조 개선·검토해야"
  • 입력 : 2025. 05.25(일) 16:32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3월14일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업체 노동자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제공
전라남도 영암 대불산단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9시19분께 영암 삼호읍 대불국가산업단지의 한 선박 부품업체 작업장에서 지게차에 하청업체 직원 A(49)씨의 상반신이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계당국은 지게차 위에 쌓여있던 자재 탓에 운전자가 미처 A씨를 보지 못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게차 운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4월16일 오전 9시2분께 산단 내 한 공장에서도 지붕 위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B(54)씨가 15m 아래로 추락해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 3월8일에는 한 선박제조업체에서 일하던 하청노동자 신호수 C(22)씨가 부품을 나르던 트랜스포터와 벽 사이에 끼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조선업 특화단지인 대불산단 내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올해에만 노동부 추산 6건에 이른다. 산업재해 사망으로 규정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8명의 노동자가 산단에서 발생한 사고에 따라 숨진 것으로 노동계는 잠정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내 국가산업단지에서 ‘후진국’형 인명사고가 빈발하면서, 노동자들의 생명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망 조성이 시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손상용 광주전남노동안전지킴이 운영위원장은 “최근 조선업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대불산단 내에서 급증한 물량을 소화해내려다보니, 하청업체에 과도한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며 “원청은 이윤을 추구하고, 현장에서는 안전이 뒷전으로 밀리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금 체계와 다단계 하청 구조의 개선이 필수적이다”며 “전남도와 노동부가 나서 사업장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등 지역의 안전보건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