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불열사 합동추모식 및 제20회 들불상 시상식이 열린 24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임낙평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승우 기자 |
광주지역 노동야학인 들불야학 출신 7인의 열사를 기리는 합동추모식과 열사들의 유지를 이어받은 단체·개인에게 수여하는 들불상 시상식이 엄수됐다.
사단법인 들불열사 기념사업회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문에서 들불열사 합동추모식과 제20회 들불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추모식은 추모의례, 인사말, 유가족 인사, 들불열사 약력소개, 추모사·추모시 낭독, 들불상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1970년대 말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의 가치를 위해 희생한 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 등 들불열사들을 추모하며 그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겼다.
임낙평 들불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들불 7열사를 그리워하며, 그들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주말임에도 추모식과 시상식에 참석한 분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5·18 당시 시민군 ‘항쟁지도부 기획실장’으로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하다 신군부에 체포돼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다 작고한 김영철 열사의 유족도 참석했다.
김 열사의 아내 김순자(72)씨는 “민주주의를 수호한 오월영령들 앞에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 45년 전 그날, 남편의 고통받은 모습과 상처들이 떠올라 많이 힘들고 5월이 되면 보고싶다”며 “새해 소망과 바람이 있다면 오월영령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되길 바란다. 우리 모두 마음모아 그날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행복한 대동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소망했다.
![]() 제20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된 광주청년유니온(오른쪽)과 이소아 변호사(왼쪽)가 들불열사기념사업회의 상을 받고 있다. 정승우 기자 |
광주청년유니온은 광주지역 유일한 청년노동단체로 청년세대의 조직화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성폭력, 노예노동 등 민감하고 복잡한 사안에 개입해 왔다. 특히 현안을 의제화할 뿐 아니라 정책화에 집중하면서 개별적 사안의 문제해결과 동시에 구조적인 변화에 관심을 쏟아왔다. 시민운동 진영에서도 그 활동력과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불안정한 재정구조에도 일관되고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변호사는 10년간 지역에서 여성, 아동,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힘없는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보장을 위한 법률지원활동에 헌신해 왔으며, 법정을 넘어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다. 지역 인권활동가들과 연대해 광주전남지역 최초 난민 인정, 광주 금호고속 시외버스 휠체어 리프트 관련 이동권 소송 일부 승소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 왔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심사위원회는 “광주청년유니온과 이소아 변호사가 보여준 연대활동이 들불열사의 삶과 정신 그리고 2025년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고 정의를 세워나가는 데에 더욱 왕성한 활동을 계속해 갈 것을 부탁한다”고 수상배경을 설명했다.
김다정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유니온 운동에 대한 연대와 응원, 지지에 감사하다. 들불상을 수상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며 “앞으로도 들불을 닮은 활동을 펼치고 즐겁고 유쾌하게 세상의 변화를 도모하는 조직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변호사는 “지역에서 떠나지 않고 곁을 지키는 여성, 장애, 노동 등 분야에서 일하는 인권활동가들 받아야 할 상을 대신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전남 인권활동가들에게 감사하고 들불상의 무게를 견디며 앞으로도 재미있고 멋지게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