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광주광역시민 투표 독려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선대위 양부남 등 상임선대위원장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2일 지역 정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5월29~30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전남은 56.50%, 광주는 52.12%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전국 평균 사전투표율인 34.74%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은 전국 1위, 광주는 3위를 기록했다.
앞서 민주당 시·도 선대위는 지난달 13일 21대 대선 선거운동이 본격화되자 광주·전남의 투표율과 득표율 모두 90%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가용 인력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조기 대선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제19대 대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90% 득표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나온다. 당시 광주·전남 사전투표율은 각각 33.67%, 34.04%였으며 최종 투표율은 82%,78.8%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 77.23%을 상회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광주에서 61.14%, 전남에서 59.8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투·득표율 90%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민주당이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이후 광주·전남보다 대구·울산·부산 등 영남권 보수층 공략에 집중하면서 호남을 또다시 ‘이미 잡은 물고기’로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구도 아래 호남 표심을 당연시해 왔다는 지역 사회의 누적된 불만도 여전히 뿌리가 깊은 만큼 90%대의 높은 투·득표율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국혁신당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4월27일 “이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이자 혁신당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임을 선언한다”며 “이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진보 유권자 표심이 민주당으로 결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혁신당 지지층 중 일부가 기존 민주당 주류와는 결이 다른 급진 개혁 성향을 띠고 있어, 민주노동당 등으로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호남은 오랜 시간 ‘어차피 호남은 민주당’이라는 당내 인식에 대한 반감과 선거 이후 반복된 지역 소외로 당에 대한 피로와 실망감이 누적돼 있는 상태”라며 “매번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해온 호남에 민주당이 응답하지 않는다면 내년 있을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혁신당의 손을 들어준 담양군수 재선거만 해도 그렇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 90% 이상의 득표율을 달성한다 해도, 이를 단순한 지지로 해석하면 안된다”며 “압도적인 득표는 곧 지지 이상의 정치적 경고이자 요구로 해석될 수 있다. 민주당이 호남의 대선 결과에 대한 무게감을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