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부인 김혜경 여사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꽃다발을 받고서 시민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
일부 외신은 6개월간 정치 혼란에 마침표를 찍는 이번 선거가 한국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으며 일본의 경우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4일(한국시간) AP는 “어려운 어린 시절을 딛고 불평등과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하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 된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돼 한국의 젊은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장 중 하나가 막을 내렸다”라고 보도했다.
AP는 “이번 선거는 한국의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에서 또 하나의 결정적 순간으로 역할을 했다”며 “30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로 (한국은) 수개월간 이어진 정치적 혼란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요 신문은 한미 관계 등 외교정책 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간 균형 외교를 원하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신을 (미국의 대표적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에 비유한 적이 있는 그는 한미 관계가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배제하길 원하지 않는다”고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대선 관련 속보를 업데이트하는 코너를 개설해 실시간 개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NYT는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점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은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갖게 될 한국 대통령 중 한 명이 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의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킬 방법을 찾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해야 한다”며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긴장 관계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통령을 “외교정책을 재편하려는 비전을 가진 진보 성향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중국 관련 문제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일본 언론의 경우 한국 대선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며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에 집중했다.
교도통신은 “한국이 3년 만에 혁신(진보) 정권으로 교체된다”며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 반발이 이 후보 승리에 순풍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앞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정책을 ‘굴욕외교’라고 비판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일본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면서 “한일 협력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지지 기반은 일본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입장이어서 양국 관계를 전망하기 어렵다”고 해설했다.
유럽 언론들도 한국 대선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오전부터 홈페이지상에 별도 ‘라이브 블로그’를 마련하고 한국 대선 투표 및 개표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했으며 국가를 통합하고 국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다시 심어주는 것이 차기 대통령의 중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에 따른 대중의 ‘분노의 물결’을 탔다”면서 “한국 유권자 일각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이번 대선을 건전한 민주주의의 증거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