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 작가, 문자도에 담은 ‘행복’…2년 만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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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김수연 작가, 문자도에 담은 ‘행복’…2년 만의 개인전
‘해피 라이프 2’…8월 29일까지
19일 전남대 용봉관서 개막행사
신작 '문자도' 등 40여점 전시
서양화법으로 '동도서기' 재해석
  • 입력 : 2025. 06.17(화) 17:34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김수연 작가가 신작 ‘황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찬 기자
전통 민화의 문자도에 담긴 기복신앙을 서양화 기법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동도서기’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동양의 길상 문자가 서양의 화법과 조화를 이룬 작품들은 그 자체로 돋보인다. 여기에 다양한 형태와 색채가 더해진 문자도는 회화적 감성을 자극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같은 ‘동도서기’ 정신을 바탕으로 문자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온 김수연 작가가 2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김수연 초대전 ‘해피 라이프 2’는 전남대학교 용봉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8월29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을 포함해 문자가 새겨진 도자기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의 작업을 재조명하고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행복(幸福)’, ‘용(龍)’, ‘덕(德)’ 등의 한자어를 전서체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한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캔버스에 유화 재료를 사용해 표현된 문자도는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미감을 드러내며, 관람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김수연의 작품 세계는 단순한 문자나 문장 재현을 넘어 동양 철학의 사유와 서양화 기법을 융합하는 데 중심을 둔다. 화선지 대신 캔버스를, 붓 대신 나이프와 돌가루, 아교를 활용해 물성과 질감을 강조한 화면을 완성했다. 색채는 모노톤에서 파스텔톤까지 폭넓게 사용돼 감성적이면서도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상형문자의 발전 과정을 되짚으며 작업하는 순간이 저에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김 작가는 어린 시절 고향인 전남 신안 바닷가의 모래밭에서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고 새 발자국을 그리던 기억이 창작의 뿌리가 됐다고 전했다. 그의 전서체는 단순한 문자 재현을 넘어 고대 전서의 조적체(鳥迹體)에서 영감을 얻어 구성됐다. 오랫동안 한시를 공부해온 작가의 내면이 자연스럽게 작품에 배어 있다.

전시장에는 금빛 문자가 돋보이는 최신작 ‘황룡’을 비롯해 1000호 크기의 대형 작품 ‘천상운집’, ‘수복강령’ 등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압도적 조형미로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김 작가는 근대 서양화의 시각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감성적 직관에 무게를 두는 작업을 이어가며, 민화에서 보이는 비현실적 원근법과 평면성, 기하학적 대칭 구도 등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또한 ‘화락(和樂)’, ‘흥(興)’ 등 긍정적 메시지를 담은 문자들을 작품에 구현해 정서적 공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 작가는 “이번 작업을 하며 느낀 가장 진실된 감정은 ‘행복’이었다. 관람객들 역시 이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길 바란다”며 “문자도 한 획마다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전시 개막 행사는 오는 19일 오후 4시 전남대 용봉관 2층에서 열린다. 한편 김수연 작가는 국립광주박물관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중 현대미술교류전, 한-베트남 프렌드십 특전, 광주아트페어, 부산아트페어 등 국내외 전시에 활발히 참여해 왔다. 현재 아트포럼 인터내셔널, 대한민국남부현대미술제, 한국미협, 광주·전남현대미술가 아팅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