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동환 논설위원 |
28일 KIA는 NC 다이노스와 투수 김시훈(26), 한재승(24), 내야수 정현창(19)을 받는 대신, 외야수 최원준(28), 이우성(31), 내야수 홍종표(25)를 내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올 시즌 중반 불펜 붕괴와 내야 공백이 뚜렷해지자, 당장의 전력 보강과 미래 자원 확보를 동시에 꾀한 것이다.
새로 합류한 김시훈은 구속과 구위 모두 인상적인 우완 불펜 자원으로, 필승조 경험이 있다. 한재승 역시 안정된 평균자책점과 투구 경험을 지녔다. 신인 정현창은 퓨처스 리그에서 준수한 타율과 수비력을 보여준 재목이다.
무엇보다 이 세 명의 합류는 KIA 불펜의 체력 안배와 수비 안정에 실질적인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된다. 후반기 순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시점에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 분산은 곧 성적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승률 제고는 물론, 장기적인 팀 리빌딩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라 할 만하다.
반면 팀을 떠난 세 명의 선수는 KIA 팬들에게 익숙한 얼굴들이다. 최원준은 통산 타율 0.280의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이우성과 홍종표도 각각 외야·내야 백업으로서 존재감을 보였다. 이들을 떠나보낸 선택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 후반기 들어 흔들리고 있다. 마운드 불안에 승수가 쌓이지 않으면서, 공동 5위라는 위태로운 성적표를 안고 있다. 가을야구 진입은커녕 순위 유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성적 부진에 대한 미봉책이 아닌, 확실한 전력 개편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다. 이는 단순한 선수 이동 이상의 ‘전환점’이자 ‘배수의 진’이다.
이 트레이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시즌이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물러설 수 없는 시점에, KIA는 전진을 택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용단이 될지, 아니면 도박이 될지는 선수들의 손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