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했던 미술이 다가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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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했던 미술이 다가왔네요
그림이 말을 거는 생각 미술관 - 박영대 글ㅣ김용연 그림ㆍ 길벗어린이ㆍ1만5000원
  • 입력 : 2009. 06.05(금) 00:00

미술관은 아이들에게 재미없고 두려운 공간이다. 그림들 앞에서 억지로 아이들에게 이해토록 하는 일은 더욱 힘들다. 주눅이 들고, 주변의 눈치를 살피다 보면 미술과 아이들의 거리는 더욱 멀어진다.

아이들이 미술작품과 친해지는 방법은 없을까? '그림이 말을 거는 생각미술관'은 이런 의문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 책은 '이젤' 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상의 인물을 통해 아이들에게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인 '이젤'은 그림을 그릴 때 그림판을 놓는 틀인 '이젤 (easel)'에서 따 왔다.

주인공 이젤은 8가지 색의 방으로 나눠진 '생각 미술관'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친근하게 미술작품 감상법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작가는 33개의 현대미술 작품을 빌어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여덟 가지 이야기를 전시관 형태로 구성했다. 그림을 감상할 때 필요한 상상력과, 편견 없이 바라보기, 느낌의 표현, 작품 속에 나타난 마음, 설치미술과 자연, 재료와 주제의 관계 등 다양한 그림 감상법을 색깔이 각기 다른 방으로 나눠 설명해 주는 것이다.

구리선과 사람손가락이 연결된 김태곤씨의 '무제'를 통해 처음에는 뱀이나, 지렁이 등으로 가볍게 생각하다 점점 상상력을 발휘해 자기만의 생각으로 그림을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식이다. 책을 읽고 나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미술 작품에 깃든 작가의 생각을 잃어내고 이를 통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중간 중간 곁들어진 그림들은 자칫 딱딱한 이야기 소재에 싫증을 느낄지 모를 아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물하고 있기도 하다.'생각 미술관'의 '생각'은 미술관이 생각 속에 있다는 뜻과 함께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미술관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작가는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일을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일에 빗대기도 한다. 옷 하나를 사려고 백화점에 있는 모든 옷을 입어 볼 수 없는 것처럼 미술관에 있는 모든 그림을 다 자세히 봐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눈길을 끄는 그림을 자세히 보고 느끼라는 것이다.

박영대씨는 "말이 없는 미술작품은 가만히 있어도 말을 걸어오는 텔레비전에 비하면 썰렁한 물건이지만 말이 없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면서 "미술관에서 제목이나 설명을 베끼거나 잔뜩 주눅이 들었던 아이들이 작품 앞에서 당당하게 먼저 말을 걸었으면 한다"고 했다. 박영대씨는 광주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강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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