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 동행' 작가부부 12년만에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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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반백년 동행' 작가부부 12년만에 전시회
최영훈ㆍ손연자 '동행'전
오늘부터 신세계갤러리
회화ㆍ조각 등 40여점 전시
은퇴 후 12년만에 부부전
  • 입력 : 2018. 05.23(수) 21:00


서양화가 최영훈 전 조선대 미술대학 교수와 조각가 손연자 작가는 반세기 넘는 세월을 함께 해 온 동갑내기 예술인부부다. 1965년 대학에서 만난 그들은 결혼 후 지역을 기반으로 미국 뉴욕, 플로리다 등을 오가며 50여년 간 작업세계를 넓혀왔다.

예술가와 교육자로 현업을 떠난 지 7년, 사실상 생업에서 손을 뗀 채 자연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창작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하루도 거른적 없는 그들이다.

음악과 함께 여는 하루는 텃밭을 일구고 닭과 꽃을 기르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4시간 이상의 작업시간을 충실히 포함시킨다.

24일부터 광주신세계갤러이에서 열리는 '최영훈ㆍ손연자 작가 '동행'전은 칠순을 넘긴 원로급 미술인 부부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진한 창작의 성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12년만에 갖는 부부동반 전시에서는 최 교수의 작품 18점과 조각 10점 등 40여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색채의 마술사'로 알려진 최영훈 교수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여전히 밝고 화려한 색채의 향연을 보여준다. 100호 이상의 대작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물 작품들도 곁들였다. 특히 최 교수의 근작에서는 캔버스 대신 한지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한지는 캔버스와 달리 표면의 질감이 좋고 색감과 느낌이 달라 색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장점이 있다. 적색, 황색 그리고 청색 계통의 원색 배열을 통해 압도적인 색감과 두터운 질감의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다.

다양한 꽃들의 조합을 확대하면서 일부 화면은 비정형적 색면으로 화면 곳곳에 번져나가는 표현은 마치 꽃들의 합창이나 외침을 듣는듯한 착각을 준다.

변형되고 절제된 형상미를 통해 인간 군상의 다양한 사연들을 작업해 왔던 손연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조각가 이전에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교육자로서, 단체의 책임자로서 짊어져야 했던 세월의 짐을 훌훌 벗고 비로소 온전한 예술가의 자리에 돌아온 마음의 표현이다.

손 작가의 지난 작업이 인생에서 겪는 난관과 고통의 쓰라림을 묵묵히 견뎌내며 소리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지금은 보다 넉넉하고 여유롭고 자유로운 느낌을 손끝으로 빚어냈다.

'배보'(배불뚝이)에서는 관조적 분위기와 함께 내ㆍ외부적으로 충만한 중년의 모습을 연상케 하고, 여럿이 의자에 한가롭게 걸터앉은 모습 또한 인생의 산전수전, 희로애락을 겪어 온 중진 여성 조각가의 자유로운 표현의지를 반영한다.

작가의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보는 사람마다 각자 입장과 느낌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각양각색의 인간군상의 모습과 알록달록한 작품의 색감 또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평생 동반자로 함께 해온 예술가 부부의 행복한 인생과 예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며 "오랜기간 작가의 길을 동행하며 만들어낸 창작의 결실이 감동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훈 작가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1973년부터 2011년까지 조선대학교에 재직했다. 뉴욕, 오사카, 서울, 부산, 광주 등지에서 가졌던 개인전 23회, 국내외 초대전 300여회 등의 전시공덕을 쌓으면서 활발한 상상력 위에 칠색무지개처럼 풍부한 자기 세계를 만들어 왔다. 국립현대 미술관 등에서 초대작가이기도 한 그는 뉴욕대 연구교수,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장, 광주시립미술관장등을 거쳤으며 2005년 대한민국학술진흥재단의 해외파견교수로 뉴욕대에서 1년간 체류했다. 왕성한 작품 활동과 함께 '색채원론' '색채학개론' '색채응용과 실제'등을 저술했다.

손연자 작가는 조선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1968년 전남 도전에서 조각부문 수석상을 수상했다. 그 후 중등 미술교사, 세운어린이 미술학원을 설립ㆍ운영해 오다가 남편 최영훈과 함께 머문 뉴욕에서 조각가 사이먼 교수의 지도를 받으며 작품 제작과 흐름을 익혔다. 귀국 후 조선대 대학원에 진학하고 인간 군상을 테마로 작품제작에 몰두했으며, 제 2회 광주비엔날레와 춘천MBC현대작가 초대전, 광주아트페어, 시립미술관 '가을을 걷다' 전 등에 출품하면서 작가로서의 이름을 넓혔다.

박상지 기자 sj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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