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니즘(Zionism)은 디아스포라로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이 조상들이 살았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가나안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다. 시오니즘 운동은 1897년부터 본격화됐다고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가나안은 현 이스라엘이자,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가나안에 최초로 이주한 유대인인 아브라함을 시작으로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의 이집트(애굽) 이주, 모세와 여호수아에 이끌린 유대민족이 이집트 대탈출을 강행, 광야 40년 생활 끝에 ‘약속의 땅’ 가나안에 정착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여호수아가...
2024.04.16 16:59‘팔랑개비’ 혹은 ‘도르라기’라는 또다른 이름을 지닌 바람개비. 관개시설이 부족했던 옛날에는 비가 농사의 풍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선현들은 바람이 비를 가져다 준다고 여겨 지붕 위에 바람개비를 매달아 풍년을 기원했고, 배에는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알기 위해 바람개비를 달았다. 아이들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바람개비를 만들어 놀았다. ‘세조실록(世祖實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새해 풍작을 기원해 벼, 기장, 조, 보리, 콩 등 오곡의 이삭을 볏짚 주저리와 함께 긴 ...
2024.04.15 10:42국회의원을 흔히 ‘금(金)배지’라고 부른다. 일종의 별칭이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금배지를 달았다”며 축하해준다. 이 금배지를 달기 위해 4년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금배지는 금빛이지만 도금이다. 10대 국회 때까지는 순금으로 제작됐다. 그러다 11대 국회부터는 99% 은(銀)으로 제작하고 미량의 금으로 도금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사실은 ‘은배지’인 셈이다. 물론 순금 배지를 원한다면, 순금 제작도 가능하다고 한다. 지름은 1.6㎝, 무게는 약 6g이다. 배지의 개당 가격은 3만5000원이다. 값싼 배지에 불과하지만 아무나...
2024.04.14 14:271919년 4월 10일 오전 10시.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 조선의 13도 대표단이 모였다. 참여 인사는 독립운동가로 활동하던 도산 안창호와 초대 대통령 이승만, 사상가 조소앙 등 모두 29명. 한 달여 전 3·1독립운동의 파장을 주시해 왔던 이들은 이 날 모임을 임시의정원으로 명명했고, 독립운동가 이동녕 선생을 의장에 선임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1일 이동녕 의장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민주공화제’ 등 10개 항의 임시헌장을 채택한 정부를 대 내외에 선포했다. 대한민국의 시작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탄생이었다. ...
2024.04.11 17:054·10 총선이 막을 내렸다. 이번 총선은 사전투표부터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유권자의 높은 투표 참여 열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선거도 역대 총선 때와 다름없이 네거티브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유권자들의 피로도를 높였다. 지역 곳곳에선 후보자 간 비방과 고소·고발, 흠집내기가 선거기간 내내 이어졌고, 중앙에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양당을 중심으로 망언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면서 우리정치가 가야할 길이 아직 멀었음을 다시한번 실감케 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광주·전남에선 대부분 현역 물갈이가 이뤄졌다. 당선...
2024.04.10 15:201947년 3월 1일. 제28주년 3·1절 기념 제주대회가 열렸다. 군중들이 가두시위에 나섰고 기마경찰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다쳤다. 그대로 두고 지나가는 기마경찰에 흥분한 군중들이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관덕정 부근에 있던 무장경찰들이 총을 난사했다. 주민 6명이 사망하는 등 제주4·3 도화선인 ‘3·1사건’은 그렇게 시작됐다. 미 군정은 제주도를 ‘붉은 섬’으로 지목했다. 극우청년단체인 서북청년회(서청)가 경찰, 행정기관, 교육기관 등을 장악하며 ‘빨갱이 사냥’을 구실로 테러를 일삼았다. 한라산 금족지역이 해제되던 1954년...
2024.04.08 13:364·10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4, 5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1384만9043명이 참여해 31.2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4년 전 21대 총선(26.69%)보다 4.59%포인트(p) 높은 수치로 역대 총선 중 최고치다. 특히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관심을 끌었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41.19%)이며, 전북(38.46%), 광주(38.00%), 세종(36.80%) 등이 뒤를 이었다. 기록적인 사전투표율은 10일 본투표 당일 다중이 투표소에 몰릴 것을 피...
2024.04.07 14:13“유튜브는 기적이었다.”지난 2006년 8월, 뉴욕타임스가 무명의 한국인 기타리스트 임정현씨를 소개했다. 출중한 재능은커녕 열정마저 없었던 평범한 청년 임정현. 뉴질랜드 유학 중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겠다’며 귀국한 그는 22살이 되던 어느 날 제리 창의 캐논 변주곡을 기타로 연주하며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가 올린 동영상은 1000만 명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뉴욕의 무대를 거치며 그는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유튜브의 기적이 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는 게 임 씨의 회상이다. ...
2024.04.04 16:14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2월, 광주는 다른 지역과 달리 분노로 달궈지고 있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조사 활동을 종료한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진상규명 결정 이유가 담긴 ‘개별조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보고서 미공개만으로도 부글부글하던 차인데 한술 더떠 진상조사위는 뜬금없이 광주전남 시도민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오는 6월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며, 여기에 담길 ‘권고사항’에 대해 의견을 내달라는 내용이었다. 기한은 3월10일이었다. 공개...
2024.04.03 15:00‘파발마(擺撥馬)’는 조선 후기 공무로 급히 가는 사람이 타던 말이다. 파발마를 타는 사람은 ‘파발꾼’이라고 한다. 또한 전마(戰馬)가 잠시 쉬어가는 곳을 역참(驛站)이라 부른다. 역참 간의 거리는 대략 30리(12㎞)다. 말이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한계거리가 바로 30리다. 아무리 급한 일일지라도 말이 달리 수 있는 시간과 거리를 둬 역참을 만든 건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도로, 철로 등이 없었던 조선시대에 파발마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다. 21세기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비행기지만 하늘이 아닌 육로에선 ‘...
2024.04.02 16:28“천지간에 꽃입니다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꽃입니다/ 생각지도 않는 곳에서 지금 꽃이 피고, 못 견디겠어요/ 눈을 감습니다 아, 눈감은 데까지 따라오며 꽃은 핍니다/ 피할 수 없는 이 화사한 아픔, 잡히지 않는 이 아련한 그리움, 참을 수 없이 떨리는 이 까닭없는 분노/ 아 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김용택 ‘이 꽃잎들’ 전문) 봄바람에 꽃 본 나비처럼 몸이 다는 날, 구례에서 하동으로 이어지는 섬진강에 가노라면 어김없이 맴도는 시다. ‘섬진강의 주인장’인 김 시인은 천지간에 꽃이 피는 4월을 ...
2024.04.01 15:49내로라하는 희극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관객 혹은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만들어진 코미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들도, 싫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자극적인 주제와 작위적인 상황 연출 등이 주를 이룬다고 생각하는 탓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편이지만, 오히려 이런 코미디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시기도 있다. 바로 선거철이다. 미국 NBC에서 40년간 방영하고 있는 ‘Saturday Night Live’의 포맷 라이센스를 받아 제작된 ‘SNL 코리아’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콩트와 정치 풍자를 통해 고...
2024.03.31 15:17“시간은 절대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다.” 1687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아이작 뉴턴 석좌 교수가 ‘자연 철학의 수학적 원리’라는 논문을 출판했다. 물리학과 천문학의 기본 법칙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논문의 백미는 ‘절대 시간’. 시간이 전 우주에 걸쳐 균일하고 일률적으로 흘러간다는 개념이었다. 외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성과 변하지 않는 흐름도 뉴턴이 생각한 시간의 특성이었다. 신의 창조물인 시간이 신의 계획과 목적 안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중세시대, 시간을 절대적인 대상으로 평가한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뉴턴의...
2024.03.28 16:28중국의 전국시대에 제나라 공자인 맹상군과 그의 식객 풍훤이 있었다. 맹상군이 임금과 사이가 벌어져 힘이 떨어지자 3000명에 이르렀던 식객들이 모두 떠나다시피 했지만 풍훤만이 그의 곁에 남았다. 풍훤은 신세를 한탄하는 맹상군을 찾아가 “교활한 토끼는 굴이 세 개가 있어야 비로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법이다”고 말했다. 풍훤의 계책들을 통해 맹상군은 임금의 총애를 회복하고 제나라 재상에 올랐다. 여기에서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이 유래했다. 이 고사성어는 미래에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해두면 어려운 일을 면한다는 의미로,...
2024.03.27 16:52“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선거철이면 귀에 박히도록 듣는 이야기다. 구호를 외치는 정치인들이야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지만 유권자인 국민들은 선거때마다 듣고 있다. 지긋지긋하다. ‘아무리 가난은 나라님도 해결할 수 없다’지만 21세기인 2023년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3745달러다.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냐”는 질문에 최소한 “아니다”라는 부정적 답변이 대다수는 아니어야 맞다. 이같은 민생 마지노선까지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만들어 줄 거라는 기대는 헛된 꿈이 아니라는...
2024.03.26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