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기 힘들다”…채솟값 급등에 자영업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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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장사하기 힘들다”…채솟값 급등에 자영업자 ‘시름’
배추·양배추값 전년대비 2배 올라
"3일새 1천원 올라" 영세상인 한숨
생산자물가도 4개월 연속 상승세
농축산물 외 도시가스 등도 인상
  • 입력 : 2024. 04.23(화) 18:04
  •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
배추, 양배추 가격이 한달 새 2배 이상 급등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뉴시스
“매일 쓰는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힘에 부치네요. 나아질 거란 생각은 들지 않고 그냥 조금 벌 수밖에 없죠.”

광주 동구에서 프랜차이즈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3)씨는 요즘 들어 부쩍 오른 양배추값에 자포자기 상태다. 모든 게 오른 상황에서 토스트에 필수적인 양배추마저 며칠 새 1000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양배추와 계란은 본사에서 공급받고 있지 않아 직접 구매한다. 최근 공판장을 찾아 양배추 한 통을 썰어놓은 상품을 구매했는데 원래 7900원하던 것이 3일 만에 8900원이 돼 있었다”며 “안 그래도 도시가스비는 물론 배달 수수료, 중개비 등이 너무 올라 힘든데 양배추까지 오르니 착잡하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배추, 양배추 등 외식업장에서 많이 쓰이는 채소류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른바 ‘사장님 물가’라고 불리는 생산자 물가도 4개월 연속 상승하며 영세상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광주·전남 농산물정보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양동시장 배추 1포기 가격은 6760원으로 2주 전(6000원)보다 12.7% 올랐다. 1년 전 4230원과 비교해 59.8% 급등했다. 양배추 가격은 같은 날 기준 6430원으로 2주 전(5330원)보다 20.6% 상승했으며 1년 전 4000원과 배교해 무려 60.8% 비싸졌다.

외식업 상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도매가 역시 크게 올랐다. 이날 기준 광주 지역 배추 상품 10㎏ 가격은 2만2000원으로 전월 같은 날 1만4326원과 비교해 한달 새 7674원이나 올랐다. 전년(1만905원) 대비 2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양배추 상품 8㎏ 가격은 2만1300원으로 전월 1만3700원 보다 55.47% 비싸졌다. 1년 전(9424원)과 비교해 126.02% 오르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소비자물가 선행 지표라 불리는 생산자 물가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2.46(2015년 100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올랐다. 지난해 12월(0.1%)부터 상승 전환된 후 올해 1월(0.5%), 2월(0.3%)로 연속 상승 중이다. 생산자물가는 품목마다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품목별로 농림수산품 지수가 154.20을 기록, 전월 대비 1.3%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농산물 0.4%, 축산물 2.0%, 수산물 1.6%로 모두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배추가 전월 대비 36.0%, 양파가 18.9% 올랐다. 돼지고기는 11.9%, 김은 19.8%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사과는 135.8%, 양배추는 51.6%로 비싸졌다.

농림수산품 외에도 공산품은 전월 대비 0.3% 올랐으며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산업용도시가스가 2.6% 오르는 등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서비스는 운송서비스가 0.5%로 하락했으나 음식점및 숙박서비스 0.3%, 금융및보험서비스가 0.6% 올라 전월과 보합세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는 중동지역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유가 상승에 따라 상승곡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성욱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농림수산품이 상승률이 여전히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최근 유가 상승세가 석유화학 일부에 반영됐지만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yeong.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