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사랑을 버선의 조형미로 담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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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어머니의 사랑을 버선의 조형미로 담아내다
류현자 개인전 '사모곡-비우면서…'
내달 1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서
연꽃·목련·보름달 접목한 회화 30여점
  • 입력 : 2025. 05.01(목) 14:32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류현자 작 ‘달빛아리랑’. 광주예술의전당 제공
가정의 달을 맞이해 버선을 소재로 어머니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전시가 열린다. 광주예술의전당은 류현자 개인전 ‘사모곡-비우면서 채우는...’을 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광주예술의전당 전시지원 공모전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류현자 작가의 29번째 개인전으로 유려한 버선의 곡선미와 함께 연꽃, 목련, 보름달을 접목한 회화 작품 30여점이 전시된다.

류 작가는 전통 한지와 오방색을 활용해 한국의 조형미를 탐구해 왔다. 특히 그의 ‘사모곡’ 연작시리즈는 가족의 안녕을 염원하는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버선의 형태로 표현해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버선은 예로부터 건강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여겨졌다. 우리 선조들은 버선 모양으로 오린 한지를 장독에 거꾸로 붙이며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다. 궁핍한 삶 속에서도 풍요를 바랐던 어머니들의 소박한 염원과 애환이 스며 있는 물건인 셈이다.

류 작가는 이러한 버선의 조형미를 절제된 선과 구조적 공간감으로 풀어내며 한국 고유의 정서를 담아낸다. 더불어 작품 속 목련과 연꽃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형상화한 요소로, 봄을 알리는 목련은 어머니의 찬란했던 젊은 시절을, 진흙 속에서도 고고하게 피어나는 연꽃은 어머니의 헌신과 사랑을 의미한다.

류현자 작 ‘달빛아리랑’. 광주예술의전당 제공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너울지는 오방색 물결이 어머니의 삶을 표현하고 화면 위의 선들은 유기적으로 얽혀 경쾌한 율동감을 자아낸다. 섬세한 필치와 강렬한 색채로 어우러진 그의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기운과 활기를 선사할 전망이다.

류 작가는 “어린 시절, 환한 달빛 아래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 놓고 간절한 소망을 빌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리움과 평온함 같은 감정을 작품에 투영했다”며 “깊은 밤, 밝게 빛나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사랑을 떠올리고, 소망을 빌고, 마음의 안식을 느끼는 순간이야말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공모에 선정된 류 작가는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간 서울, 광주, 담양 등에서 개인전 28회를 가졌으며, 초대전 및 단체전 500여회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류현자 개인전 ‘사모곡-비우면서 채우는...’ 포스터. 광주예술의전당 제공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