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교수의 필름 에세이>‘시리즈의 정점’… 29년 만에 마침표 찍은 ‘불가능한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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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교수의 필름 에세이>‘시리즈의 정점’… 29년 만에 마침표 찍은 ‘불가능한 임무’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 입력 : 2025. 05.26(월) 10:50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포스터.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전편을 모두 아우르는 종결판을 내놓았다. 29년만의 마침표다. 1996년 이래 장장 8편을 이어 달려왔고, 30대였던 주역배우 톰 크루즈가 60대가 되었으므로 종결할만도 하다. 이번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12번째 찾은 톰 크루즈가 인터뷰에서 “시리즈의 정점”이라 언급함으로써 과연 종결일까 의구심을 남겼지만, ‘007 시리즈’와 함께 아날로그 정서를 담아 이어온 첩보영화는 더 이상 참신하지 않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액션 첩보영화의 막내림답게 2시간 50분에 걸친 러닝타임, 다수의 IMF(Impossible Mission Force) 대원의 등장, 그리고 에단의 7편에 걸쳐 이어온 행로(공로)를 담아냈다.

영화의 타이틀 곡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한국TV에서 수입한 첫 미국 드라마였을지도 모른다. 흑백TV 시절이던 1966년부터 온 가족의 시선을 흡수하는 인기 미드 ‘제5전선’이 있었다. 이 첩보 드라마의 메인 타이틀 곡이 아르헨티나 작곡가 랄로 쉬프린이 만든 바로 이 곡이었다. ‘제5전선(Mission Impossible; 1966~1973)’을 원작으로 영화 ‘미션 임파서블’이 만들어졌으므로 테마 곡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미션 지시 5초후 소거되는 녹음기 신 또한 그대로 차용, 클리셰처럼 8편까지 이어왔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냉전시대였던 1960년대는 최첨단에다 놀라운 미션 수행 콘텐츠였건만 이제는 추억 어린 스파이물 유산이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직전의 7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2023)과 연계를 이룬다. 두 영화 줄거리의 시간차는 불과 2달이다. 디지털 상의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사상 초유의 무기 AI 엔티티. 정보를 조작한다거나 허구를 진실로 믿게 만들면서 그로 인해 전세계 국가와 조직의 기능이 마비되는 등 인류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력을 갖는다. 엔티티의 위협으로 세상의 멸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 6편에서 CIA국장이었다가 8편의 미국 대통령이된 에리카 슬론(배우 안젤라 배싯)은 에단 헌트(배우 톰 크루즈)만이 유일한 솔루션임을 알기에 에단을 찾아 명령을 내리고 지원한다. 에단에게는 열쇠가 있다. 7편에서 온갖 액션을 벌이며 천신만고 끝에 보전한 이 십자가 열쇠는 베링해에서 침몰됐던 잠수함 세바스토폴 호에 있는 래빗스 풋(토끼발)을 찾기 위한 열쇠다. 래빗스 풋은 엔티티가 무기화되기 이전의 데이터 실린더이므로, 역으로 엔티티 소스 코드 통제를 위한수단인 것이다.

스토리의 키워드는 ‘아날로그’다. 21C 디지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최첨단을 대적하는 방법으로 감독은 ‘아날로그’를 내세운다. 최첨단 디지털에 대비되는 아날로그식 키워드 ‘타이밍’도 영화에서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아날로그를 표명하는 에단의임파서블 급 능력은 객석의 응원을 더 받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흔히 고난의 여정을 두고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었노라 얘기한다. 이 영화야말로 산전-수전-공중전을 말 그대로 하나씩 펼쳐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노장 에단의 얼굴에 서린 두려움과 고독감, 고난의 표정이 마치 내 것인 양 관객은 함께 용을쓰며 해저 잠수함 속을 잠행하고 함께 기를 쓰며 비행기에 매달린다.

‘이 정도면 노인학대 아니야?’ 하는 댓글에 공감의 웃음이 나왔다. 그럼 대댓글을 뭐라 써야 할까. ‘백세시대, 60대는 후반인생의 신생아란다’….

주역인 에단의 극단적 익스트림 액션 외에도 불가능한 미션을 수행해내는 대원들의 역할이 이번 편에서는 좀더 강조되어 좋았다. 원작인 ‘제5전선’의 특·장점이 팀원들 간의 손발 착착 맞는 케미로 기억되는 만큼, 필자 개인적으로 중시 여기는 요인이기도하다. 부상을 입은 해커 벤지(배우 사이먼 패그)의 기흉 증세를 응급처치하기 위해 파리(배우 폼 클레멘티예프)가 벤지의 가슴을 찌르고 주변에서 관을 찾아 삽입한다.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벤지는 알라나(배우 바네사 커비)에게 포이즌필을 다운로드 할 방법을 지시한다. 다른 대원들은 특수 원자폭탄 해체에 혼신을 다하고, 에단은 루터(배우 빙 레임스)와 함께 질주를 벌이며 빼앗긴 포드코바를 되찾아야 하는데, 이때의‘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영화는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대원들의 재회 신으로 마감한다. 마치 공연 끝난 커튼 콜 마냥. 파이널 편 다운 엔딩이다. 백제예술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