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WWDC, ‘AI 시리’는 없었다…“높은 기준 아직 도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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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애플 WWDC, ‘AI 시리’는 없었다…“높은 기준 아직 도달 못해”
AI 발표 기대에 못 미쳐
시리 업그레이드는 지연 중
시장 반응 냉담·주가 하락
  • 입력 : 2025. 06.10(화) 07:55
  •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팀 쿡 애플 CEO. 쿠퍼티노(미 캘리포니아주)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이 2025년 WWDC에서 기대됐던 AI 기반 ‘개인화 시리’를 공개하지 않으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행사를 마무리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 야외무대에서 열린 WWDC 2025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짧은 환영 인사로 시작됐다. 쿡 CEO는 “오늘 엄청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90분간 이어진 행사는 새로운 하드웨어나 깜짝 발표 없이 끝났다.

행사에서는 iOS 26, macOS, iPadOS 등의 운영체제(OS) 개편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으며, 실시간 통번역 기능, 스마트 요약, 운동 코칭 등 일상적 AI 기능이 소개됐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았던 ‘AI 시리’는 이날도 정식 공개되지 않았다.

크레이그 페데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수석 부사장은 “시리는 더 자연스럽고 유용해지고 있다”며 “개인의 맥락을 잘 파악하기 위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의 높은 기준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시리의 생성형 AI 버전이 당분간 출시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시리 업그레이드 지연 소식은 즉각 시장에 반영됐다. WWDC 시작 전 상승세를 보이던 애플 주가는 발표 후 1.2% 하락 마감했다. WSJ은 “AI 관련 업그레이드 상당수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며 “애플의 본격적인 AI 복귀는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WWDC는 본래 개발자 중심의 소프트웨어 행사였지만, 최근 몇 년간 비전 프로(MR 기기), 애플 인텔리전스 등의 혁신적 제품이 공개돼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30분 짧게 진행됐으며, 전체 일정은 대부분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소화됐다.

한편 블룸버그는 “행사 자체에 특별한 놀라움은 없었다”고 보도했고, 포브스는 “애플이 생성형 AI 시대에서 여전히 추격자 위치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전남 지역과 관련해서는 이번 WWDC에서 공개된 애플 개발자용 ‘Foundation Models’ API 개방이 지역 내 창업 기업과 앱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특히 AI 서비스 스타트업이 집중된 광주 AI 집적단지 일대에서 애플 생태계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활성화가 이뤄질 경우, 애플의 플랫폼 전략이 지역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WWDC는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개선에 집중하면서, 애플이 AI 경쟁에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자리였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