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일자리 보장 가능케 장기적 청년창업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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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원 일자리 보장 가능케 장기적 청년창업 지원을"
'미쳐야 미칠수 있다(不狂不及)' 청년창업 이야기 ③'달시' 김은주 대표
'경단녀' 한계 딛고 과감히 창업의 길로 뛰어들어
디저트 개발 구상안 멘토링으로 창업 아이템 전환
100% 국내산 감 활용… '믿고 먹을 수 있는 감시럽'
  • 입력 : 2018. 01.16(화) 00:00
광주 북구 임동의 한 사무실에서 '달시' 김은주 대표가 자신이 연구개발한 '감 시럽' 제품을 설명하며 힘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감 농사를 지으셨는데 그런 걸 보고 자라서 그런지 감은 친숙하고 대표적인 과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맛이 참 좋은데 먹는 방법이 홍시, 곶감 등 거의 한정적이라서 조금 더 맛있고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하면 좋겠다 생각한 것이 계기가 돼 창업까지 이어지게 됐어요."

최근 광주 북구 임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달시(Dalsi)' 김은주(36ㆍ여) 대표가 밝힌 스타트업에 도전한 동기다.

결혼 전 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근무했던 그는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됐지만 과감히 창업의 길로 뛰어들게 된 김 대표의 도전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11월 창립한 달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감 시럽을 연구개발, 올해부터 본격적인 온ㆍ오프라인 판매를 할 예정이다.

'1인 기업'인데다 창업한 지 몇개월 밖에 되지 않아 김 대표 혼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신년 포부는 꽤 구체적이었다. 김 대표가 전문직이라 할 수 있는 임상병리사를 그만두고 '창업'이라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한 건 사실 '육아' 탓이 컸다.

물론 가족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자녀 2명(4살ㆍ2살)을 키우는 데 있어 시간 활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특히 직장 생활을 하면 출ㆍ퇴근이 정해져 있고 외출 등 시간을 빼기가 어려운 데 개인 사업을 하면 시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창업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 호남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지난해 7기생으로 입교했다.

당초 김 대표는 사업계획서 제출시 감을 활용한 디저트 제품을 개발할 생각이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감 디저트를 개발해 음료와 함께 판매할 목적이 가장 컸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디저트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경쟁력으로 봤을 때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던 중 멘토링 교수들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식품을 만들더라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되는 제품을 만들어야 성공한다'는 조언을 듣고 감 시럽을 개발하게 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멘토링 교수들과 감 시럽 연구개발에 착수, 그해 11월에 완성했다.

'달시'의 감 시럽은 쉽게 설명하면 캐나다의 유명한 '메이플 시럽'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빵에 잼처럼 발라 먹기도 하고, 차(茶)처럼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기도 하고, 샐러드용 드레싱으로 먹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김 대표는 "전남지역에서 감 농사를 짓고 계신 부모님으로부터 100% 국내산 감을 공수하고 있다"며 "요즘 시중에 판매되는 시럽에 빠지지 않고 '액상 과당'이 첨가됐는데 특히 아이들 건강상 좋지 않은데 '믿고 먹을 수 있는 시럽'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변의 도움으로 탄생한 감 시럽은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 진행한 '지역 우수 청년창업 제품 특별전'을 통해 첫 오프라인 론칭 행사를 가졌다.

정식 제품 출시는 그해 12월로 예상하고 있어 온라인 판매조차 하지 않은 과정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50~60대 주부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김 대표는 이를 계기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온ㆍ오프라인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남도청년기업협동조합에도 가입돼 있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Y마트와 하나로마트 제품 입점 등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김 대표는 "마트 내 제품 입점 성사 여부는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지역내에서 감 시럽을 판매하는 곳이 없다보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제품 판매를 지역에 한정시켜 판매하기 보다는 전국적으로, 기회가 된다면 창업지원 정책을 받아 해외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창업에 대한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청년 창업자 10명 중 8~9명이 '1인 기업'이나 초미니 회사들이 많은 데 인력 채용 및 임금 지원 부분을 비롯해 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문턱이 너무 높다는 얘기였다.

김 대표는 "정부 사업 특성상 투명한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제출 서류도 많고 진행 과정도 복잡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초기 창업자들의 경우 경험도 부족하고 자격 미달인 경우도 많아서 오히려 그 과정이 '장애물'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양한 지원정책이 있으면 활용해야 그 가치가 빛이 난다. '직원 일자리 안정'이 보장돼야 청년 창업자들이 인력 채용하는데 있어서도 어려움을 덜수 있다. 청년 창업자들의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지원 정책의 문턱을 낮춰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글ㆍ사진=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