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가 27일 정식 출간됐다. 박형민씨 제공 |
광주에 사는 김동규(24)씨와 박형민(24)씨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나는 신천지에서 20대, 5년을 보냈다'를 27일 출간했다.
박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신천지 신도들의 전도에 넘어가 5년간 활동하다 사고자(탈퇴자·8회 이상 예배 결석)처리 됐다. 책에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박씨가 신천지에서 보낸 5년의 과정이 담겼다.
박씨는 "부끄러운 과거를 없던 일로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내·외부에서의 경험과 관점을 종합,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현 한국사회와 신천지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김씨 역시 박씨의 전도로 신천지에 들어갔다가 교육생 단계에서 빠져나왔다. 막연하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3개월도 못 가 깨졌다.
이들은 책 속에 조직 일선의 문화·습성과 전도 과정에서 개인과 신천지 교인의 심리 상태, 청년들이 그 곳에 가는 이유 등을 담았다. 반인륜적 전도 방식을 언급하며, 한국 사회와 신천지가 공존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도 집필했다.
김씨는 "전도 과정에서 사회 초년생 대상 그루밍 등 조직적인 속임수가 이뤄지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반인륜적 전도 방법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내부의 소수자 혐오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장애인이나 성소수자는 전도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여성 신도들도 잡무만 떠맡는다며 반인권적인 현실을 폭로했다.
책을 펴내기까지 신천지 신도들로부터 '감당할 수 있겠느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 등 갖은 협박을 당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그들의 염원은 통했다. 펀딩 이틀 만에 목표액인 300만원을 달성하는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크게 호응을 받았다.
김씨는 "(책이 출간돼) 마음이 오히려 편하다. 그동안 마음 속에 쌓아둔 것들이 정리된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그들의 실체를 정확히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