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법? 경제학 석학들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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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법? 경제학 석학들의 대답
'고장난 경제에서 어떻게 살것인가' 편저자 로버트 솔로. 뉴시스
고장난 경제에서 어떻게 살것인가
로버트 솔로ㆍ재니스 머래이 편저 | 이주만 옮김 | KOREA.COM | 1만4000원
  • 입력 : 2015. 07.16(목) 00:00
흔히 경제학은 희소 자원을 어디에 할당할 지 그 대안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한다. 아담과 이브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에덴동산을 떠나지 않았다면 이 세상에는 경제학자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의는 너무 건조하고 추상적이어서 경제학이 흥미롭고 신나는 학문으로 보이지 않는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경제학자 알프레드 마셜은 조금 더 친근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경제학을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인간에 대한 연구"라고 말했다.

198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퍼트 솔로의 신간 '고장난 경제에서 어떻게 살것인가'에는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 매우 다양한 경제 활동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를 비롯한 12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기본 경제 원칙들을 이용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중요한 문제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가장 먼저 경제학 이론을 이용해 분석할 수 있는 사생활과 사회생활의 여러 측면을 설명한다. 1990년 수상자 윌리엄 샤프는 모든 사람이 고민하는 문제, 즉 은퇴 이후에 적절한 수준의 소득을 마련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한다. 기대수명이 높아지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009년 수상자 올리버 윌리엄슨은 한 때 간과했던 의사 결정 비용이 기업의 조직과 산업의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1987년 수상자인 저자는 우리 사회에 특수한 문제를 안겨 주고 있는 천연ㆍ환경자원이라는 특정한 자원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천연자원 및 환경 문제는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문제로, 이에 적용되는 경제 원칙은 일반적인 경제 문제에 적용되는 기본 원칙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자연과 경제 사이에 주고 받는 영향을 면밀하게 고려해 발생 가능한 특정한 상황을 예측하고, 이 원칙을 수정해야 한다.

해결책은 정확한 총량의 '배출권'을 만들어 이를 배급이나 경매 방식으로 필요한 기업에 분배하는 것이다. 그러면 시장이 형성되고 시장 가격에 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사업장에서는 자신이 부여받은 배출권을 다른 생산자에게 팔 수 있기 때문에 오염 물질을 감출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된다.

이렇듯 12명의 경제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경제학을 통해 '더 잘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다양한 답을 제안하고 있다. 경제학이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불황을 지나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경제학 이론을 우리 사회와 생활 가운데 적용해 볼 수 있다. 경제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나 혹은 관심은 있지만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책의 말미에서는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넘어 '노벨상'이라는 영예로운 상을 받은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이들의 모습을 통해 반문하게 된다. '왜일까?'에서 시작된 지적 호기심은 그들이 평생 연구해야 할 문제가 됐고, 그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한 결과 그들은 오늘의 자리에 서있다. 12명의 석학들은 호기심과 열정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하며 이렇게 질문한다.

"당신은 지금 어떤 질문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경제학에 대한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넘어, 석학으로서 끈질기게 노력하는 삶에 대한 자세를 바라보는 감동,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얻게 될 것이다.

한편 저자 로버트 솔로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을 전공,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50년 이후부터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로 재직, 현재 MIT 명예교수다. 케인스 학파를 대표하는 학자로 새뮤얼슨과 함께 필립스 곡선을 만들었으며 그의 경제성장 이론은 오늘날의 경제 성장을 설명할 때 주요 이론으로 쓰이고 있다.

주정화 기자 jhjo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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