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초계기 추락, 기체결함 유력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건사고
포항 초계기 추락, 기체결함 유력
수직 낙하, 조종 불능 정황 뚜렷
해군, 음성녹음장치 확보 분석 중
전문가 “조종 계통 결함 가능성”
  • 입력 : 2025. 05.31(토) 07:51
  •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지난 30일 경북 포항시 동해면 해군 초계기 추락 현장에서 해군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해군 P-3CK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가 기체 또는 조종 계통의 결함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1일 해군에 따르면 지난 29일 정오 무렵 포항 비행장에서 이착륙 훈련 중이던 P-3CK 초계기가 수직 낙하하며 추락해 탑승자 4명이 전원 사망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초계기가 우선회를 시도하던 중 한쪽 날개가 지면을 향하고 기체가 회전하며 곧장 추락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추진력이 끊긴 것으로 보이며 엔진이나 조종 계통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3CK는 4개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 동시에 모두 고장 날 가능성은 낮지만, 연료 공급이나 조종 계통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교수는 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엔진보다 승강타 계통 이상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고, 고승희 신라대 교수도 “조종 케이블 단선이나 오작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체 결함 정황은 추락 당시의 기상 상태와 조종사 상황에서도 드러난다. 당시 풍속과 시정 등 비행 여건은 양호했으며, 사고 직전까지도 관제탑과 정상 교신이 이뤄졌고 이상 징후는 없었다. 정조종사는 1700시간 이상 비행 경력에 포항 지역 임무 경험도 풍부했다.

사고 기종은 1966년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모델로, 2010년 한국에 도입됐다. 2021년 창정비를 받았고, 올해 말 추가 정비가 예정돼 있었다.

해군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사고 현장에서 음성녹음저장장치를 회수했다. 해당 기체에는 비행기록장치는 없고, 조종석 내 대화를 기록하는 장치만 설치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직전 1분간 녹취된 조종사 간 대화가 사고 원인을 밝힐 핵심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군은 “기체 결함 외에 조류 충돌 등 외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항적 자료와 음성 녹음 내용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