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두 번째 날 오후 따스한 겨울 볕에 해바라기라도 할까 하고 나온 운동장이 조용하다. 삼삼오오 공을 차거나, 농구대 주변에서 공을 던지거나, 친구들 놀리고 달아나거나 하며 왁자지껄 시끄러워야 할 운동장이 썰렁하다. 역시, 학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고객들이 없는 학교는 유쾌하지 않다. 그들은 물론 불평도 많고, 요구사항도 많고, 골치 아플 때도 많지만, 그들이 없으면 우리 학교도 존재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8시, 별일이 없는 한 난 교감선생님, 그리고 그날의 당번 선생님과 함께 교문맞이를 한다. 여름이라 뜨겁...
2023.12.20 12:36‘지역사회공헌 인정의 날’이 있다. 모범적인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한 기업과 기관을 발굴 선정하여 격려하고자, 지역사회공헌 인정 기업의 활동 공로 및 우수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2019년 인정제 시행일부터 ‘인정의 날’을 지정하여 우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장관상) 및 유공단체(표창)에 정부포상 등을 수여한다. 그동안 경과를 살펴보면 2019년 7월 25일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시행 공고가 되어 2019년 12월 3일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121개소 승인 공고가 되었으며, 2020년 11월 30일에 265개소 승인 공고가 되었다. 2...
2023.12.20 12:35“엄마 보고 싶어요. 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죠?” 딸에게 전화가 왔다. 학교 수업시간이랑 아르바이트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 통화가 잘 안되어 걱정만 하고 있던 차에 반가운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오야 오야 잘있지? 별일없고? 학교는 잘 다니고? 아프지는 않고?…”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아이는 걱정 말라며 웃는다. 학교도 잘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해서 돈도 잘 모으고 있단다.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서 친구랑 저녁 먹으면서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한다. “장하다 내 딸! 사랑해!”를 몇 번 외치...
2023.12.20 08:39필자가 설립한 ‘위즈온 협동조합’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자를 목표로 직원 중 절반 이상을 장애인을 채용해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필자 역시 근육세포가 자라지 않고 파괴되는 근이영양증이라는 중증 장애를 앓고 있지만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어렵게 IT 기업에 경력직 개발자로 입사했으나 갑작스럽게 어느 날 상사로부터 회사의 경영난으로 구조조정 대상자라는 통보를 받았다. 물론 그 당시 상사가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구조조정 대상자 1순위’라는 것쯤은 직장 동료들과 대화 속에서...
2023.12.18 13:282022년 8월 경기 수원의 한 연립주택에 세 들어 살던 세 모녀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평소 지병으로 힘들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사는 곳을 옮겼지만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다. 더욱이 생계급여와 긴급지원 같은 복지 서비스를 상담한 적도 없다. 이러다 보니 ‘신청주의’에 기반한 복지 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다. ‘기다리는 복지 서비스’ 맹점이 드러났다. 세 모녀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국가는 기댈 언덕이 되어주지 못했다. 어디 딱한 사정이 이뿐이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할 때 병원과 요양 시설이 아니라 살던 집에서 가족, 이웃과 함...
2023.12.18 13:26우리나라 헌법 제3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라고 노동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라는 단어는 장애인도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해석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노동권은 보장받고 있는가? 얼마 전 비움박물관에서 진행된 ‘실개천 인문학 이야기마당’에 참여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글쓰기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노들장애학궁리소 고병권 철학자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노들...
2023.12.18 13:25지난 8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재석 의원 211명 중 찬성 209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의결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하고, 교원이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돼 관할 교육감이 의견을 제출할 경우 수사기관이 교육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참고하고,...
2023.12.17 15:17북구 임동이 주목받고 있다. 정체되어 있던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더 현대 광주’라는 복합쇼핑몰 입점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복합쇼핑몰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쇼핑과 컨벤션, 관광, 문화, 예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말한다. 복합쇼핑몰이 입점할 부지는 근현대 산업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전일방부지로 광주천과 맞닿아 있다. 전체 부지는 축구장 약 42개가 들어갈 수 있는 29만 6,340㎡ 면적으로 일반공업지역이다. 개발을 위해서는 부지의 용도를 일반상업...
2023.12.17 14:23‘내가 죽고 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면 그는 나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어 할까…’ 영화 ‘3일의 휴가’ 시나리오는 유영아 작가의 이런 상상력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늘에서 백일장 입상을 한 복자(배우 김해숙)는 하늘에 오른 지 3년 만에 이승을 방문할 수 있는 특별휴가를 받는다. 저승사자 또는 천사라 할 수 있는 가이드(배우 강기영)의 도움으로 그토록 보고 싶은 딸을 찾아보기로 한다. 미국 UCLA 교수인 딸 진주(배우 신민아)를 3일 동안 지켜볼 수 있다니,...
2023.12.17 14:17얼마 전 지방자치의 날 행사에 초청받아 대전에 다녀왔다. 광주로 내려오기 전 복합쇼핑몰이라고 일컬어지는 ‘코스트코’,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다. 필자 생애 처음으로 간 복합쇼핑몰이기에 내심 기대가 컸다. 그런데 그 기대가 전혀 헛되지 않았다. 일단 볼거리가 풍족했다. 브랜드도 다양했고, 심지어 가격도 저렴했다. 광주에서 볼 수 없는 것이 참 많았다. 대전 시민이 부럽기도 하고, 이래서 복합쇼핑몰을 이야기하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광주는 복합쇼핑몰이 없다. 복합쇼핑몰 이슈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2023.12.14 14:15거리 곳곳에 설치된 현수막(placard) 게시대의 현수막은 광고와 홍보는 물론 새로운 정보를 시민이나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순기능이 분명 많을 것이다. 그 옛날 사찰 마당에서 열리는 법회 시 당(幢)에 걸었던 법문도, 일제강점기 3·1절 태극기와 대한독립만세의 깃발도, 4·19의거혁명 시에도,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에서 사용했던 현수막은 그 가치와 역할을 충실히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호남고속도로 서울 진입에 있는 H자동차 사옥에 현수막을 게시하여 연간 광고에 따른 효과를 값어치로 환산하면 계산하기가 어려울 정도...
2023.12.14 13:02교수신문이 올해도 어김없이 교수들의 뜻을 모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있었던 일을 상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했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나 ’남우충수‘(濫竽充數) 등도 순위에 올랐으나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추천한 ‘견리망의(見利忘義)’가 으뜸으로 꼽혔다. ‘견리망의’란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원래 논어(論語) 헌문편(憲問篇)에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가 처음 등장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와 정반대인 견리망의가 세상에 퍼지게 됐단다.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여 의로움은...
2023.12.14 12:54주식에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중의 하나가 세력이다. 그래프 등의 기술적 분석을 통해서 세력의 의도를 알면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이제 갓 주식시장에 입문한 초보 투자자도 알고 있다. 세력은 외국인, 기관, 슈퍼 개미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우선 외국계 펀드들은 수십조에서 수백조 단위의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며 환차익과 주가 상승을 동시 목표로 움직인다. 그들은 자금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로 대형주를 투자의 대상으로 삼고, 현물 주식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의 투자를 통해서 주식시장을 통제하려 한다. 다음으로 국민연금 등 연...
2023.12.14 12:23대설 지나 며칠, 이제 2023년은 이십 일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는 한 해를 보내며 무언가를 돌아보고 기념하고 마음에 새기려 한다. 특히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생일을 보내면서는 세월 앞에 속수무책이 되지 않으려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도 한다. 문득 라는 사무엘 베케트의 연극의 주인공이 떠오른다. 크랩은 생일이 되면 녹음을 하는 자신만의 행사를 갖는다. 그렇게 45년 동안 생일마다 녹음을 해왔다. 극 중 장면은 69세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녹음을 하려는 장면이다. 이 의례적인 행사에 앞서 그는 지난 시간 중의...
2023.12.13 15:182000년 7월 아동복지법 전면개정에 따라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대응활동의 법적근거가 마련되며 민간주도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되어 학대받은 아동의 발견, 상담, 보호, 치료에 대한 신속한 처리 및 개입으로 아동학대 예방업무를 담당해왔으며, 이후 정부의 아동학대 대응체계 전면개편을 통해 공공에서의 아동학대 조사업무 수행과 기존 민간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아동학대사례관리를 전담하는 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전체 신고접수는 44,531건으로 전년대비 14.5%, ...
2023.12.13 1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