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이순신 장군의 7년 해전을 영화에 담아온 김한민 감독. 그는 ‘명량’(2014), ‘한산 : 용의 출현’(2022)에 이어 ‘노량 : 죽음의 바다’로 마무리했다. 3부작의 마지막 편답게 전편에서 보여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차용하여, 스펙터클한 전쟁 신과 영웅의 고뇌 등을 치우치지 않게 구성하는 등 김한민식 대하 드라마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영화 ‘노량 : 죽음의 바다’의 시대적 배경은 임진왜란(1592~1596) 직후, 일본의 제2차 침입인 ‘정유재란’(1597~1598) 때다. 임란때 의병과 수군으로 침입...
2023.12.25 14:14벌써 12월 말이다. 이제 2023년도 며 칠만 남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올해도 참으로 바쁘게 살았다. 오늘의 최선이 내일의 행복을 담보하고 있을 것이라 믿었기에 아침부터 밤늦도록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그 누군가를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오늘이 없는 내일은 절대 없다.’라는 진리는 우리를 시계 문자판에 기대어 걷고 또 달리게 했다. 진짜로 하늘 한 번 쳐다볼 틈도 없이. 한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어른이 되면 원하는 것을 다 이룰 것 같은 생각에 시간의 흐름을 재촉한 적도 있었다. 더딘 시간을 채...
2023.12.25 14:15광주광역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마지막으로 2023년도 회기가 마무리됐다. 5·18기념재단의 사업예산이 삭감되거나 부활했고 그로 인해 5·18기념재단을 비롯해 여러 단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사실 필자는 광주광역시 민주인권평화국이 요구한 2024년도 5·18관련 예산을 고통스럽게 심의했다. 윤석열정부의 세수예측 실패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내년 살림살이를 꾸리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작년 5월 5명의 청년의원이 한 목소리로 지역사회에 요청한 오월문제해결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런 상황에서...
2023.12.21 16:53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서산에 꼬리를 감추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등 많은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즐거운 마음이 드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룬 것은 없고 그저 허한 마음 뿐, 나이만 한살 더 먹어가니 그럴 수밖에 없다. 젊은 시절에는 연말이면 친구들과 시내를 쏘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더 어릴 적 이맘때는 뒷동산에서 나무를 잘라다가 팽이를 깎거나 시누대를 얇게 쪼개어 창호지를 붙여 방패연을 만들고 시냇가에서 얼음을 지치느라 한나절을 보냈었다. 세월이 백...
2023.12.21 12:422023.12.9.토요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토요일의 짜인 시간표대로 일정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었다. 아내의 승용차 타이어 교체, 엔진오일 교체, 세차 그리고 퇴행성관절염으로 무릎이 좋지 않아 통증클리닉을 방문해 DNA 연골주사를 맞았다. 늘 토요일은 일주일 동안 하지 못했던 일상의 일들을 시간표에 맞춰 아주 바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세차를 위해 세차장으로 들어서고 있는데 휴대 전화벨이 울렸다. 곧장 받을 수 없어 세차장에 차를 세우고 수신 전화를 확인해 보니 고향 초등학교 여자동창생의 전화였다. 전화야 서로 ...
2023.12.21 12:38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마당으로 나선다. 초봄부터 시작한 뜰 가꾸기의 매력은 동장군이 북풍한설을 앞세워 멈춤이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손을 놓을 수가 없다. 훈풍을 가득 실은 봄 햇살이 울안을 넘나들면, 황막하게 언 땅을 뚫고 뾰족뾰족 여린 잎을 틔우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일이 화단 가득 벌어진다. 날이 갈수록 농염하고 그윽해지는 햇살과 바람의 요술에 홍매를 앞장세운 진달래, 꽃앵두, 금낭화, 매발톱, 제비꽃 등이 그야말로 곱디고운 봄 잔치를 펼친다. 신기한 일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겉으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보이는...
2023.12.21 12:36고금리 여파로 경매물건이 급증하고 있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아파트와 상가를 포함한 경매물건이 3년 전에 비해서 약 1만5000건 증가했고 내년에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낙찰률은 78%(아파트 기준)로 전분기의 86%에 비해서 급락하고 있다. 물건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자는 공급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가 싼값으로 내 부동산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경매 물건은 복잡한 법적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에 낙찰을 받기 위해서는 경매 공부...
2023.12.21 10:452023년도 저물어가는 끝자락이다. 아쉬움과 회한에 마음이 무겁다. 구름 사이로 비추는 조각 햇빛을 따라 유연자적 걸어본다. 하교 시간이라 길거리에 학생들이 많다. 재잘거리며 삼삼오오 깡충깡충 걸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활기차다. 버스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학생 미소가 어여쁘다. “안녕하셔요” 인사하는 초등학생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학생들이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연유는 지난 11월 22~23일 구례교육지원청에서 개최한 ‘2023년 구례미래교육 페스티벌’ 때문이다. 구례군 초중고 전체 학생들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행사로 구...
2023.12.20 15:05국회의원을 비롯한 각급 정치인들은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서라며 걸핏하면 당파 간 다툰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드려다 보면 자기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며 자신이 속한 정치집단을 위해서다. 또한 그들은 때때로 서로가 서로에게 욕하고 손가락질하고 폭력이라도 행사할 것처럼 행동을 한다. 그리고 돌아서서 등을 다독이며 웃는다. 그 광경은 국민을 우롱하는, 더 나아가 한국정치문화의 잘 못된 행태를 보는 듯 하다. 뿐만 아니라 선거에서 승리 집권을 하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 지지하지 않은 지역출신 또는 정당소속 인재에 대해서는 ...
2023.12.20 12:58기말고사 두 번째 날 오후 따스한 겨울 볕에 해바라기라도 할까 하고 나온 운동장이 조용하다. 삼삼오오 공을 차거나, 농구대 주변에서 공을 던지거나, 친구들 놀리고 달아나거나 하며 왁자지껄 시끄러워야 할 운동장이 썰렁하다. 역시, 학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고객들이 없는 학교는 유쾌하지 않다. 그들은 물론 불평도 많고, 요구사항도 많고, 골치 아플 때도 많지만, 그들이 없으면 우리 학교도 존재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8시, 별일이 없는 한 난 교감선생님, 그리고 그날의 당번 선생님과 함께 교문맞이를 한다. 여름이라 뜨겁...
2023.12.20 12:36‘지역사회공헌 인정의 날’이 있다. 모범적인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한 기업과 기관을 발굴 선정하여 격려하고자, 지역사회공헌 인정 기업의 활동 공로 및 우수 프로그램을 선정하여 2019년 인정제 시행일부터 ‘인정의 날’을 지정하여 우수 사회공헌 프로그램(장관상) 및 유공단체(표창)에 정부포상 등을 수여한다. 그동안 경과를 살펴보면 2019년 7월 25일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시행 공고가 되어 2019년 12월 3일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121개소 승인 공고가 되었으며, 2020년 11월 30일에 265개소 승인 공고가 되었다. 2...
2023.12.20 12:35“엄마 보고 싶어요. 제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죠?” 딸에게 전화가 왔다. 학교 수업시간이랑 아르바이트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 통화가 잘 안되어 걱정만 하고 있던 차에 반가운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오야 오야 잘있지? 별일없고? 학교는 잘 다니고? 아프지는 않고?…” 그동안 못한 이야기를 쏟아내는데 아이는 걱정 말라며 웃는다. 학교도 잘 다니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해서 돈도 잘 모으고 있단다. 오랜만에 쉬는 날이라서 친구랑 저녁 먹으면서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한다. “장하다 내 딸! 사랑해!”를 몇 번 외치...
2023.12.20 08:39필자가 설립한 ‘위즈온 협동조합’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자를 목표로 직원 중 절반 이상을 장애인을 채용해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필자 역시 근육세포가 자라지 않고 파괴되는 근이영양증이라는 중증 장애를 앓고 있지만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어렵게 IT 기업에 경력직 개발자로 입사했으나 갑작스럽게 어느 날 상사로부터 회사의 경영난으로 구조조정 대상자라는 통보를 받았다. 물론 그 당시 상사가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구조조정 대상자 1순위’라는 것쯤은 직장 동료들과 대화 속에서...
2023.12.18 13:282022년 8월 경기 수원의 한 연립주택에 세 들어 살던 세 모녀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평소 지병으로 힘들었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사는 곳을 옮겼지만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다. 더욱이 생계급여와 긴급지원 같은 복지 서비스를 상담한 적도 없다. 이러다 보니 ‘신청주의’에 기반한 복지 시스템은 무용지물이었다. ‘기다리는 복지 서비스’ 맹점이 드러났다. 세 모녀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국가는 기댈 언덕이 되어주지 못했다. 어디 딱한 사정이 이뿐이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할 때 병원과 요양 시설이 아니라 살던 집에서 가족, 이웃과 함...
2023.12.18 13:26우리나라 헌법 제3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라고 노동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라는 단어는 장애인도 노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해석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노동권은 보장받고 있는가? 얼마 전 비움박물관에서 진행된 ‘실개천 인문학 이야기마당’에 참여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글쓰기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노들장애학궁리소 고병권 철학자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노들...
2023.12.18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