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으로 질식하는 지구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환경복지
플라스틱 오염으로 질식하는 지구
기후 & 에너지 칼럼-임낙평(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이사)
해양생태계 파괴ㆍ동물 생명 위협
북서대서양 심해 물고기 73%
물고기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 입력 : 2018. 04.03(화) 21:00


최근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의 왕실이나 궁에서 일체의 플라스틱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방문자들이 이용하는 카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이곳에서는 플라스틱 재질의 각종 병이나 컵, 접시, 백 등과 같은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 여왕은 플라스틱 오염을 경고하는 TV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이후 그런 조치를 취했다.

우리를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은 매일 각종 플라스틱 제품을 의식, 무의식중에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생수병, 콜라병과 같은 페트병에서부터 슈퍼나 식료품가게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백(비닐 백)까지 너무나 손쉽게 사고 버리고 있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일부 소각 혹은 매립되거나, 하천이나 바다에 흘러들어가게 된다. 일부는 재활용되지만 그렇더라도 최종적으로 문제가 된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장기간 썩지 않고, 토양에 흡수되지 않으며, 독성 물질을 내뿜는다. 물길을 따라 대양으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바다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는 "바다 새들의 90%가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연간 수십만 마리의 바다동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문제의 정도가 거대하다"고 말하고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은 지구촌 해양의 어디든 "1㎦ 내에 플라스틱 부유물이 약 4만6000 쪼가리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변화가 없을 경우, 2050년이면 물고기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그물에 올라올 것을 경고하는 보고서도 있다. 최근 아일랜드 국립대학 연구진들은 북서대서양의 심해 물고기 233마리를 채집해 조사했는데, 그중 73%의 물고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다. 미세플라스틱이 먹이연쇄를 통해 음식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세먼지의 공포에 이어서 미세플라스틱이 또다시 거대한 문제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의 부산물이다. 매년 생산되는 석유의 약 8%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지난 1950년대 플라스틱이 생산 사용된 이래, 우리는 이를 아주 편리하게 사용하고 버려왔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실로 엄청난 양이 사용ㆍ폐기되었다. 인류는 21세기 들어 10년여 동안 지난 반세기동안 사용했던 플라스틱보다 더 많은 양을 생산ㆍ이용해왔다.

올해는 기후변화 이슈와 함께 플라스틱이 지구적 환경문제로 급부상했다. 수년 전부터 이를 극복하자는 환경운동과 이를 경고하는 연구가 많았고, 여러 나라들과 도시들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려는 조치를 취해오기도 했다. 그만큼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오는 22일, 민간단체들이 제정한 '2018 지구의 날' 슬로건이 '플라스틱 오염 중지'이다. 또한 오는 6월5일, 유엔이 제정 기념해 오고 있는 '2018 세계 환경의 날'의 주제가 '플라스틱 오염을 물리치자'이다. 지구와 환경을 살리기 위해 플라스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지구적 행동을 전개하자는 취지에서이다.

인간은 연간 4조개의 플라스틱 백(비닐 백)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의 50%가 1회용이다. 우리는 매 1분마다 100만개의 플라스틱 병(페트병)을 사고 있다. 코카콜라는 매년 1회용 페트병을 1100억개 판매하고 있다. 매년 1000만~20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이것이 유엔이나 지구의 날 본부가 밝힌 실상이다. 지구가 플라스틱에 의해 질식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나 케냐, 코스타리카 등은 법으로 비닐 백 사용을 금지시켰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하와이 주, 말레이시아 말라카 주는 주법(조례)로 금지시켰고, 세계 많은 도시들, 특히 미국의 시애틀, 대만의 타이페이는 여기에 플라스틱 스트로(빨대)까지 도시법(조례)으로 사용을 금하고 있다. 긍정적 행동이 세계 도처에서 취해지도 있다.

한국도 이제 나서야 할 때이다. 정부, 지방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생산과 이용을 줄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 시민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 1회용 비닐 백 없이 시장을 볼 수 있고, 페트병 콜라는 사먹지 않아야 된다. 아예 제조와 판매를 하지 말라는 제도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이번 지구의 날, 세계 환경의 날이 적극적 행동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임낙평(국제기후환경센터 대표이사)
환경복지 최신기사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