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금세 저물었다. 15분이 3번의 가을과 같다는 ‘일각여삼추’라더니 나이가 여물수록 시간의 흐름이 빨라진다. 2024년, 이제 검은 토끼의 기운이 걷히고 푸른 청룡의 운세가 상승할 찰나다. 연말이 다가오면 묵은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반기는 갖가지 행사들이 앞다퉈 열린다. 아마추어 수영인으로서 ‘해운대 북극곰 축제’는 압권이다. 매년 겨울 손꼽아 기다렸으며, 참가를 후회한 적 없었던 진짜로 신나고 재밌고 흥분됐던 플래티넘 이벤트다. 얼음이 꽁꽁 언 북극해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는 북극곰처럼 한겨울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
2024.01.02 13:34‘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으로 교수 신문이 선정한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다. 처음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교수는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되고 있다”라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 돌이켜보면 올 한해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가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 정의의 고장, 의향의 도시라고 불리는 광주 정치도 피할 수 없...
2023.12.28 13:39독일에 사는 동서와 그 가족들이 왔다 한국 형제와 가족들이 보고 싶고 어릴 적 고향 언덕과 둠벙과 공동우물가 빨래터와 뒷산 다랭이논과 밭이 그립고 한국음식이 어찌나 먹고 싶던지 그 추억들을 찾아 짐을 꾸렸다 한다. 우리 집에서는 아침마다 바게트와 우유, 치즈, 과일, 베이컨슬라이스와 커피내림 등으로 함께하고, 나들이에는 어릴 적 가난해서 못 먹어본 팥죽 막국수 붕어빵 만두 김밥 비빔밥 등을 같이하며 저녁에는 김치와 생채 나물무침에 불고기와 와인을 곁들이며 창밖의 별과 달과 함께 서로의 지나온 삶을 나누었다. 처형은 20대 초...
2023.12.28 13:24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을 주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쌓아온 기업 대학내일에서 ‘사범(師範)’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일주일 몇 차례 씩 나가서 일을 한 적이 있다. 사범이라는 직함에 맞게 한 일의 대표로, 대학 시절에 마케팅 수업을 듣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25강 수업을 맡아 강의했다. 매주 한 시간 좀 넘게 하는 수업에 7~8명 정도가 참석을 했다. 그러던 어느 한 주는 수강생 친구들에게 이상하게 일이 많이 몰려서, 한 명이나 두 명만 수업에 나올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 해당 주에 휴강을 하자는 말이 ...
2023.12.27 14:26백운동 원림에도 겨울이 왔다. 백운동 원림에는 취미선방, 수소실, 정선대 세 채의 초가집이 있는데 새 볏집으로 도톰하게 지붕을 덮으니 갈색의 지붕이 포근함을 주면서도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보기 쉽지 않은 이엉잇기나 용마람 엮는 모습을 내내 구경하거나 과정을 동영상에 담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훈수도 둔다. 시멘트 빌딩이나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벼를 재배하는 농촌에서 조차도 도무지 느낄 수 없는 정취다. 자칫 이 아름다운 전통 풍습조차도 없어지지나 않을까 걱...
2023.12.27 13:01농축산물 가격을 하락시키고 농업소득을 쪼그라들게 만드는 주범이 따로 있다. 수입농축산물의 일정량을 낮은 관세로 들여오는 농업정책 TRQ이다. 농협경제연구소 ‘농축산물 수입관리제도 운영현황과 개선방향’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까지 결정된 추가 TRQ 물량은 15개 품목, 61만 6,755t에 달하며, 2022년 4회에 걸친 TRQ 물량은 70만 5655톤으로 2023년 단 2회에 걸쳐, 지난해에 버금가는 물량을 낮은 관세로 들여왔고, 돼지고기는 9월까지 3만톤, 연말까지 1만 5000톤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TRQ...
2023.12.27 13:01연말연시를 맞아 매서운 한파 속에 사랑의 온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뉴스가 들린다. 사회적으로 외면받는 출소자들의 겨울나기는 더욱 혹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정통계연보를 보면 ‘출소자의 재범률(3년 이내 재복역률)’은 2020년 25.2%, 2021년 24.6% 등에 달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범죄의 사회적 비용 추계에 따르면 ‘국내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58조가 발생한다. 재범률이 1%만 감소해도 903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국민들의 반감과 ‘취업의 어려움, 주거 불안정, 사회적 고립감 등’으로 ‘범...
2023.12.27 10:26“우리 센터 입구는 차도가 좁고 이동하는 차가 보이지 않아 위험해요!” 필자가 지난 5일 목포시의회에서 진행된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굿모션(Good motion, 이하 아동권리모니터링단)’정책제언 간담회에 참여하여 듣게 된 한 아이의 목소리이다.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굿모션은 권리주체인 아동이 일상 속 아동권리 침해 상황을 스스로 탐색하고 개선 방안을 정책으로 제안하는 활동으로 아동의 권리가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아동 참여 조직이다. 2023년 굿네이버스 전남서부지부의 아동권리옹호전문가로써 아동들의 권리 증진...
2023.12.26 17:12최근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2023 광주국제교육포럼’을 개최하였다. 광주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세계 유수 대학의 교수진과 우리나라 각계의 교육 전문가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발제를 하였고, 광주지역뿐만 아니라 타 시도 교육 관계자들이 함께 미래교육에 대해 토론하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미국 에모리대학 최익선 교수는 교육학 100년 동안의 난제인 ‘지식과 행동 사이의 격차(Knowledge and Action Gaps)’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였다. 최 교수는 실제 수행했던 실험을 예로 들었는데, 대학생들이 교내 ...
2023.12.26 13:08일반적으로 무인비행체(UAV)를 의미하는 드론은 대표적인 이중용도 기술의 결과물이다. 즉, 민수용과 군용으로 나뉜다는 얘기다. 현재 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에서 진행 중인 전쟁에서도 군용 드론이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편, 비군사적 민수용 드론은 농작물 방제 및 화물 수송, 화재 진압, 범죄 단속, 항만 관리, 영상 촬영 등에 매우 광범위하게 쓰인다. 첨단화하는 드론은 인공지능(AI)이나 인터넷 등의 신기술과 융합 내지 연계되고 있다. 민수용 드론은 중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군용 드론은 미국이 독보적 우위를 점하고 ...
2023.12.26 13:08해가 저무는 길목, 한해를 되돌아본다. 80억 인류와 지구는 안녕했을까? 연초부터 지금까지 결코 조용한 날이 없었다. 폭염 산불 홍수와 가뭄, 태풍 등 크고 작은 기상재난과 피해가 세계 곳곳에서 빈발했다. 수년 전부터 지구 기후환경생태계의 파괴를 ‘위기’로 규정하고 ‘비상’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과거보다 호전되지 않았다. 안녕하지 못했던 한해였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금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무더운 해’라고 했다. 신기록이다. 육상경기에서의 박수갈채를 받는 신기록이 아니다. 지구와 인류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2023.12.25 14:3410년간 이순신 장군의 7년 해전을 영화에 담아온 김한민 감독. 그는 ‘명량’(2014), ‘한산 : 용의 출현’(2022)에 이어 ‘노량 : 죽음의 바다’로 마무리했다. 3부작의 마지막 편답게 전편에서 보여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차용하여, 스펙터클한 전쟁 신과 영웅의 고뇌 등을 치우치지 않게 구성하는 등 김한민식 대하 드라마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영화 ‘노량 : 죽음의 바다’의 시대적 배경은 임진왜란(1592~1596) 직후, 일본의 제2차 침입인 ‘정유재란’(1597~1598) 때다. 임란때 의병과 수군으로 침입...
2023.12.25 14:14벌써 12월 말이다. 이제 2023년도 며 칠만 남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올해도 참으로 바쁘게 살았다. 오늘의 최선이 내일의 행복을 담보하고 있을 것이라 믿었기에 아침부터 밤늦도록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그 누군가를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오늘이 없는 내일은 절대 없다.’라는 진리는 우리를 시계 문자판에 기대어 걷고 또 달리게 했다. 진짜로 하늘 한 번 쳐다볼 틈도 없이. 한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서, 어른이 되면 원하는 것을 다 이룰 것 같은 생각에 시간의 흐름을 재촉한 적도 있었다. 더딘 시간을 채...
2023.12.25 14:15광주광역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마지막으로 2023년도 회기가 마무리됐다. 5·18기념재단의 사업예산이 삭감되거나 부활했고 그로 인해 5·18기념재단을 비롯해 여러 단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사실 필자는 광주광역시 민주인권평화국이 요구한 2024년도 5·18관련 예산을 고통스럽게 심의했다. 윤석열정부의 세수예측 실패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내년 살림살이를 꾸리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작년 5월 5명의 청년의원이 한 목소리로 지역사회에 요청한 오월문제해결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런 상황에서...
2023.12.21 16:532023년 검은 토끼의 해가 서산에 꼬리를 감추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누구나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등 많은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즐거운 마음이 드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룬 것은 없고 그저 허한 마음 뿐, 나이만 한살 더 먹어가니 그럴 수밖에 없다. 젊은 시절에는 연말이면 친구들과 시내를 쏘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더 어릴 적 이맘때는 뒷동산에서 나무를 잘라다가 팽이를 깎거나 시누대를 얇게 쪼개어 창호지를 붙여 방패연을 만들고 시냇가에서 얼음을 지치느라 한나절을 보냈었다. 세월이 백...
2023.12.21 12:42